[썸씽스페셜]롯데로이스터감독의‘공격야구’철학“스리볼이라도때려라”

입력 2008-05-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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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변한다”란 단서를 달았지만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지금이라면 롯데 타선이 8개구단 중 가장 강하다”고 자평했다. 28일 한화전이 우천 순연된 뒤 취재 기자단과 만난 로이스터는 “(요즘 같은 득점력이라면) 지기도 힘들다”라며 미소 지었다. 6연승 과정에서 8홈런-37득점을 뽑아냈으니 빈말로 들리지 않았다. 매사 결과엔 원인이 따라오는 법. SK 김성근 감독을 인용해 롯데의 변신을 규명하면 “리더에 따라 조직이 달라진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김무관 코치도 마인드를 바꾸세요” 로이스터는 1시간 여 진행된 인터뷰에서 ‘공격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냥 서서 삼진 당하는 타자는 싫다. 투 스트라이크 스리 볼이라고 볼을 고르려 하지 마라”고 말했다. 이어 로이스터는 “김무관 타격코치에게도 말했다. ‘주자가 출루했다고 왜 특정 코스로 타구를 보내려 하고 팀 배팅을 하려는가. 자기 스윙을 돌려라’”란 소신을 이어갔다. “중심타선은 스리 볼 노 스트라이크에서 쳐도 된다. 볼넷 고르라고 그 자리에 둔 것이 아니다. 게임 초반 무사 2루에서 번트 대지 마라. 앞으로 롯데 야구에서 그런 장면은 없을 것”이란 로이스터의 철학도 이 맥락에서 연결된다. 로이스터는 “좋은 지도자인 김 코치는 타격 폼을 중시하지만 나는 타자들에게 상황별 마인드를 강조한다. 경기 감각은 훈련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타점 올리는 타격이야말로 진정한 팀 배팅’이란 논리로 귀결된다. ○“정보명, Big Difference” “1∼6번 타자는 늘 강하다”는 로이스터의 공식 코멘트는 이제 1∼7번으로 확장됐다. 7번타자 정보명을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로이스터는 “박남섭을 대신한 정보명이 공격적인 면에서 기대 이상이다. 정보명이 7번, 김주찬이 2번에 들어와서 롯데 타선은 완성됐다”라고 선언했다. 수비가 안정된 선수부터 채우는 한국 감독들과 반대되는 패턴의 선수 기용법이다. 또한 지금의 주전 라인업은 휴식이 아닌 한 타순이 바뀌는 경우도 드물 것이라고 로이스터는 시사했다. ○“Most Productive 라인업” 가르시아를 6번으로 돌린 이유에 대해 로이스터의 설명은 간결했다. “5번 강민호는 3할 5푼타자다. 가르시아는 2할 4푼. 이 정도 차이라면 강민호가 먼저 쳐야 옳다. 상대 투수가 4번 이대호를 볼넷 걸리면 5번 강민호에게 안타를 맞는다. 그리고 가르시아에서 홈런이 터진다. 또 강민호가 출루한 뒤 가르시아를 피하면 7번 정보명이 홈런을 칠 수 있다.” 로이스터의 타순 조합은 볼티모어의 명장 얼 위버 감독을 연상시킨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다혈질 감독 위버는 ‘어떻게 하면 3점홈런을 양산할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둔 타순을 짠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의 롯데가 바로 그렇다. 3점포와 만루포가 유독 많은 사실은 우연이 아니라 로이스터가 설치한 ‘장치’인 셈이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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