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되어돌아온안정환“어게인2002”

입력 2008-05-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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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의 맏형 안정환(32·부산)이 2002월드컵 이후 6년만에 ‘6월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안정환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 요르단전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다. 이번 경기 뿐 아니라 앞으로 벌어질 총 4차례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에서 그는 팀의 리더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30일 “안정환은 경험이 풍부하고 결정력까지 갖춘 선수”라며 “득점 뿐 아니라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까지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정환에게 이번 월드컵 예선전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06년 8월 아시안컵 예선 대만전 이후 1년 9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에 복귀한 그는 역대 3번째 월드컵 본선을 밟을 수 있는 발판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지금도 생생한 기억속에 살아있는 2002년월드컵에서 그는 2골을 넣어 한국의 4강 진출을 책임졌다. 특히, 골을 넣을 때마다 반지 세리머니를 연출해 ‘반지의 제왕’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그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당시 소속팀이었던 세리에A 페루자와 재계약에 실패, 유럽을 떠났다. 일본 J리그에서 뛰며 재도약을 노린 안정환은 유럽 빅리그에는 진입하지 못한 채 프랑스 독일 등에 둥지를 틀었지만 이미 예전의 안정환은 아니었다. 2006년독일월드컵 토고전 골로 월드컵 2개 대회 연속골을 기록, 다시 한번 살아있음을 알렸지만 유럽 진출의 길은 열리지 않았다. 그리고 곧바로 슬럼프가 찾아왔다. 독일월드컵 이후 소속팀을 찾지 못해 6개월을 쉬었고, 2007년 수원 삼성에 둥지를 틀었지만 너무 오래 팀훈련을 하지 않은 탓에 몸은 쉽게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2007년 ‘보통 선수’로 전락한 그는 2008년 대표팀 선배 황선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부산으로 이적, 재기를 위한 피나는 노력을 했다. 황 감독의 배려와 지도 아래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안정환은 3월 K리그 개막과 함께 서서히 살아나며 부활했고, 결국 태극 마크까지 되찾았다. 힘들게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안정환은 “짧은 시간 그라운드에 서더라도 후배들을 이끌어 반드시 승리를 해내겠다”는 각오다. 대표팀 소집일이었던 28일에는 허 감독과 개인 미팅을 갖고 출전 시간에 관계없이 팀을 위해 헌신하기로 약속했다. 상암=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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