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정상의기사

입력 2008-06-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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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상은 이름 재미를 톡톡히 본 기사다. 프로에 갓 입단하자마자 박정상의 별명은 ‘정상의 기사’였다. 그가 자신의 이름이 쑥스럽지 않게 된 것은 프로가 되어 6년이 흐른 뒤의 일. 2006년 박정상은 제19회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전에서 우승해 비로소 ‘세계 정상’에 섰다. 지금은 누가 ‘정상의 기사’라 불러도 그냥 씨익 웃고 만다. 어쨌든 오늘 박정상의 상대는 김기용이 ‘기용’되었다. 하하! <실전> 백3으로 박치기를 한 이상 까다로운 ‘정석전’을 피할 길이 없다. 사실 책에는 피할 수 있는 법이 나와 있긴 하지만, 이는 주로 상수가 두어 왔을 때 난전을 비껴가기 위한 하수의 대책법이다. 프로라면 낯이 근지러워 둘 수 없을 것이다. 백3으로는 <해설1> 백1로 젖히는 수가 쉽다. 이런 포진이라면 흑4에 백이 5로 좌하 흑에 바짝 다가서는 것이 흐름. 물론 백13의 축이 좋아야 둘 수 있다. 이 축이 안 된다면 ‘망(亡)’이다. 여기서 잠깐! <해설1>이 본래의 버전이나 요즘엔 <해설2>의 다음 버전이 출시되었다. 백이 5로 다가왔을 때 3·3을 파는 대신 흑이 6으로 툭 뛰어 나가는 수. 흑이 딴청을 부렸으니 3·3은 당연히 백이 7로 차지하게 된다. 그런데 이 변화는 이후가 ‘극악’으로 어렵다. 그런 점에서 실전은 흑이 이 그림을 피한 것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해설=김영삼 7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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