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맨찬호?…컵스전대주자‘깜짝변신’

입력 2008-06-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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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을 밟았으면 좋았는데 아쉽네….” LA 다저스 박찬호(사진)가 대주자로 기용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박찬호는 5회말 적시타를 때린 대타 마이크 스위니를 대신해 1루 주자로 나섰다. 기억이 가물거린다 한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시절 한차례 대주자로 기용된 적이 있다고 한다. 박찬호는 경기 후 “올해 별거 다 해본다”며 메이저리그 13년 동안 매우 생소한 경험에 미소를 지었다. 올시즌 처음 3이닝 세이브도 작성했고, 불펜에서 구원승도 올리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는 참에 이번에 대주자로 기용돼 할 것 다 해본다는 것이다. 조 토리 감독이 박찬호를 대주자로 기용한 것은 전문 대타요원인 스위니가 왼쪽에 경미한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어서였다. 토리 감독 입장에서는 0-4로 뒤진 5회말 2점을 만회한 상황에서 1루 주자의 베이스 러닝이 문제가 있는 터라 대주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전날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박찬호가 이날은 불펜대기가 없기 때문에 선뜻 대주자로 그를 택했던 것. 야수들은 경기 종반에 대타 기용에 대비해 함부로 주자로 활용할 수가 없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 대주자를 종종 볼 수 있다. 4일 신시내티 레즈 투수 브론슨 아로요도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대주자로 기용된 바 있다. 박찬호는 “불펜에서 1루까지 뛰어 가느라고 마치 3루타를 때린 것처럼 힘들었다. 투수 견제구에 혹시 아웃될까봐 리드도 하지 못하고 베이스에 붙어 있었다”며 웃었다. 2사 1루에서 컵스 포수 지오바니 소토의 패스트볼로 2루까지 진루했으나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는데는 실패했다. 아무튼 박찬호는 올해 다저스에 복귀해 팀에 소금 역할을 하고 있다. 비록 빛은 나지 않지만 베테랑다운 경기운영과 확실한 기본기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저스는 박찬호 대주자 기용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컵스에 4-5로 패해 시즌 28승32패로 승률 5할에서 4게임이나 빠져 있다. 다저스 마무리 사이토 다카시는 이날 구단이 팬들에게 ‘사이토 버블헤드’를 팬서비스했지만 9회 4-4 동점에서 같은 일본인 후쿠도메 고스케에게 결승타를 허용해 패전투수가 됐다. 다저스타디움|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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