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스포츠클럽]올림픽,패기보다경험·스타보다팀워크

입력 2008-06-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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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본선이 약 2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팬들의 환호 속에 국내 프로야구가 5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할 것 같은 분위기 속에 예전의 인기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8월 한 달 가까운 기간을 올림픽 본선에 전력투구하게 되는 프로야구는 그 결과에 따라 야구붐이 더 폭발할 수도 있고, 실망적인 성적일 경우에는 적잖은 마이너스 요인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해외파 주역들이 가세하기 힘든 최근의 기류를 감안하면 최강팀 구성을 위하여 모두가 사심 없이 협조 해야만 할 것이다. 한국야구계 최고의 업적이었던 WBC 4강을 옆에서 지켜보았던 필자는 투타의 핵심 주역 이었던 박찬호와 이승엽이 빠질 경우 대표팀의 전력이 과연 세계무대에서 두 번째로 질적 수준이 높은 올림픽에서 소기의 목적을(동메달 이상)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자신 있게 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국제대회는 경험의 비중이 패기보다 크고, 스타위주 보다 팀웍이 중요하고, 같은 전력이라도 전력분석에 따른 대처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수도 있다. 국가대표 야구팀의 경우는 국내 스포츠계에서 프로야구의 비중이 큰 만큼 구단들이 이기적으로 움직일 위험성이 잠재해 있다. 올림픽이 끝난 후 곧이어 피 말리는 페넌트레이스라는 바이러스가 잠복해있기 때문이다.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들 중 혹시 한명이라도 올림픽보다는 소속팀과 자신을 우선시하는 생각을 갖는다면 우리가 메달을 따는데 결정적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다. 특히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매우 중요하다. 군복무면제라는 동기부여가 주어질 선수위주로 선발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기술위원회나 김경문 감독으로 하여금 들게 한다면 선수선발의 절반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병역 혜택을 받은 선수나 제대를 한 선수들도 태극마크의 소중한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 시차는 있지만 박찬호, 서재응, 김병현은 우리야구를 WBC 4강에 올려놓은 후 개인적으로 부진을 감수했다. 그리고 박찬호는 수술 후 마이너리그를 거친 후 올해 놀라운 재기로 우리를 기쁘게 하고 있다. 이승엽은 베이징 올림픽 예선을 두 차례 치르면서 본선진출에 결정적 공헌을 한 후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서 현재 2군에서 1군 진입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필자가 보기엔 베이징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전을 마친 후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그 팀과 시범경기 참가 등으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은 것도 지금 겪고 있는 부진의 한 요인이 된 것 같다. 야구만 잘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한 애국심이 야구 붐과도 직결 된다는 것을 두 선수는 잘 보여 주었다. 소속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들 중 편협한 이기주의에 빠져 혹시 최강의 대표팀 구성에 비협조적이거나 기만적인 언행으로 전력약화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우려감에서 미리해보는 얘기다. 최종선발 날짜는 얼마 남지 않았다. 야구 발전을 위한 언행일치가 실행될지 이번 올림픽을 통해 팬들도 함께 유심히 지켜보자. 허구연 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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