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의야구속야구]야구는정보전쟁

입력 2008-06-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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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는 게임을 직접 뛰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게임을 위해 사전에 리허설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운동장에서 게임은 선수들이 하지만 게임에 앞서 상대 전력분석을 브리핑하는 정보 분석파트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밤잠을 설쳐가며 상대전력을 체크해서 선수단 앞에 내놓는 전문파트는 현대야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라운드 안에서 벌어지는 싸움뿐 아니라 장외에서 벌어지는 정보싸움도 만만치 않다. 정보 분석에는 여러가지 사항들이 있지만 특히 투수, 타자, 작전 등에 중점을 둔다. 원정 분석, 비디오 분석, 기록 분석 등을 하나로 모아서 선수단에 브리핑을 하게 된다. 현대야구는 갈수록 상대분석에 철저하다. 그럼 내 집 단속은? 마찬가지다. 쉴 새 없이 감추고 또 감추어야 한다. 일반인들도 그렇지만 야구선수는 자기도 모르는 특징 또는 습관을 적어도 하나씩 가지고 있다. 특히 마운드에 있는 투수는 노출이 많이 된다. 그 부분을 끄집어내는 비디오 분석은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모든 팀들이 투수들의 투구폼과 버릇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니 공만 잘 던진다고 결코 좋은 투수가 될 수 없다.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투구동작이 다르고, 변화구를 던질 때 글러브의 위치와 모양, 각도 등이 달라진다면 하이에나처럼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있는 상대 전력분석 요원에게 곧바로 들통이 날 수밖에 없다. 특히 젊은 투수들은 구속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에 투구버릇 노출에 무관심하다. 예를 들어 글러브의 위치가 변화구를 던질 때는 유니폼 벨트 아래에 있고, 직구를 던질 때는 벨트 위에 있다고 가정한다면…. 상상은 독자들에게 맡긴다. 그래서 투수코치는 바쁘다. 잘 던지던 투수가 경기에서 갑자기 난타를 당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투구폼 체크다. 그렇다고 투구폼을 하루아침에 고칠 수는 없다. 수년간 굳어진 습관이기 때문이다. 습관이라는 것은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자세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그만큼 교정도 어렵다. 투구폼의 미세한 버릇을 잡으려다 구위나 제구력이 나빠질 수도 있다. 모든 투수코치들이 그렇겠지만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의 투구습관을 점검하고 교정한다. 한마디로 안전장치를 한다. 그러나 날씨가 더워지고 선수들 체력이 고갈되면 보이지 않던 습관이 또 고개를 들게 된다. 이럴 때는 투구폼 수정보다 현재의 투구폼에서 다른 볼을 던질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슬기로울 수 있다. 현대야구는 속고 속이는 전쟁을 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정보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 경기의 승리는 현장의 모든 분야가 일구어 내는 값진 승리로 봐야 한다. 김 시 진 스포츠동아 객원기자 감독 첫해 외풍 때문에 키를 놓았지만 뚝심과 저력은 그대로다 외풍을 겪어봤기에 할 말도 있다 언젠가 다시 키를 잡겠지만 맞바람이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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