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가 ‘전차군단’ 독일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포르투갈에 이어 두번째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크로아티아는 13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 뵈르테르제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2008 B조 예선 2차전에서 다리오 스르나의 선제골과 이비차 올리치의 쐐기골을 앞세워 강호 독일을 2-1으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조별 리그에서 2승 0패를 기록, 독일을 제치고 조 선두에 올랐다. 승점 6을 확보한 크로아티아는 17일 폴란드와의 예선 3차전 결과에 상관 없이 8강 고지를 밟게 됐다. 이날 크로아티아의 이변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공수에서 모두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유로2008 E조 예선에서 잉글랜드와 러시아를 제치고 조 1위(9승 2무 1패)로 본선에 올랐기 때문. 특히 대부분의 선수들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도 승리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23분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날카로운 왼쪽 측면 크로스를 독일 수비수 뒤에서 쇄도하던 다리오 스르나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네트를 가른 것. 기세가 오른 크로아티아는 7분 뒤 니코 크란차르가 노마크 찬스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넘기면서 아쉽게 추가골에 실패했다. 이후 크로아티아는 루카 모드리치의 완벽에 가까운 공수 조율 아래 미하엘 발라크과 토르스텐 프링스가 버틴 독일의 미드필드를 장악하며 공격 점유율을 점차 높여 갔다. 또한 발이 느린 독일의 오른쪽 측면을 공격 루트로 삼아 득점찬스를 만들어갔다. 무엇보다 로베르트 코바치-베드란 콜루카-요시프 시무니치로 구성된 크로아티아의 스리백 라인은 상대 간판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루카스 포돌스키를 그림자처럼 쫓아 다니며 물샐 틈 없는 수비를 선보였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크로아티아는 후반 17분 추가골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오른쪽 측면 크로스가 포돌스키의 몸에 맞은 뒤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 나오자 쇄도하던 이비차 올리치가 빈 골문을 향해 가볍게 밀어 넣었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33분 독일에게 추격골을 허용하며 잠시 주춤하는 듯 했다. 필립 람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문전 앞에 있던 발락이 헤딩으로 떨어뜨려 주자 포돌스키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기죽지 않고 끝까지 공격적인 전술로 독일의 파상공세에 맞서며 한 골차 리드를 잘 지켜내 대회 첫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동영상 제공: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