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결승행길목서격돌…체력부담불구욱일승천기세주목
유로 2008 8강전은 공교롭게도 ‘패기와 관록’의 사령탑 대결구도이다. 독일의 젊은 감독 뢰브가 포르투갈의 백전노장 스콜라리를 눌렀다. 새롭게 주목받는 크로아티아의 슬라벤 빌리치와 터키의 파티흐 테림의 대결에서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테림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터키는 3경기 연속 짜릿한 승부를 펼치며 강인한 불굴의 정신을 보여줬다.
터키와 크로아티아의 포메이션에서 터키는 변칙적인 4-3-3을 운용하다 연장전엔 승부차기를 염두에 둔 안정적인 4-1-4-1로 나왔다. 이에 맞선 크로아티아는 미드필드를 역삼각형으로 운용한 4-3-3 포메이션을 끝까지 유지했다. 전체 경기시간은 126분이었으며, 볼 점유율에서 크로아티아가 51%, 터키가 49%, 실제 볼 소유시간은 크로아티아 37분37초, 터키 36분52초였다. 이렇듯 양 팀은 서로 근소한 경기 양상을 보였다. 득점 기회는 크로아티아가 통틀어 4번의 기회에 1득점인 반면 터키는 2번의 기회만 가졌을 뿐이었다.
양 팀의 특색은 특정 플레이어에 의존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조직력과 감독의 전술에 의한 팀 운용이다. 비슷한 팀 끼리의 경기 탓인지 시종 조심스러운 경기운영이었고, 볼거리를 제공할 만큼 내용이 알찬 경기는 아니었다.
연장전에 임하는 선수와 감독의 주된 의식은 이렇다. ‘일단 수비를 튼실히 구축해 놓고 빠른 역습을 이어간다. 또한 세트피스 상황에 집중한다. 체력적 고갈을 극복하는 동기부여는 다음 경기로 가야한다는 의지력이 강하게 작용한다.’
연장 후반 1분을 남기고 터진 크로아티아의 득점과 경기 종료를 넘긴 추가 시간에 터진 터키의 동점골, 마치 한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크로아티아와 지옥에서 천당으로 넘어온 터키의 승부차기 결과는 아마 이미 결정된 것인지도 모른다.
터키는 독일과 준결승을 갖는데, 독일에 비해 하루 덜 쉬는 터키로서는 체력적으로 부정적이다. 하지만 터키는 욱일승천의 기세이다. 일부 선수들이 부상과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결장하지만, 터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성공의 한계점을 두지 않는다는 테림 감독이 또 한번의 드라마를 쓰게 될 지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