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수,‘19점의치욕’오기로갚아

입력 2008-07-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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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문학구장. LG가 22안타를 얻어맞고 19점을 내준 날이었다. 문학 SK 원정 3연전을 전패당하며 꼴찌로 추락했다. 바로 그 날, LG 최동수는 울었다. 덕아웃 뒷편 누구의 눈길도 닿지 않는 곳에서. “하도 분하고 억울해서”였다. 그리고 7월 1일. LG는 그 치욕의 패배 뒤 SK와 재회했다. 이 사이 SK는 2위 그룹과 10경기 앞서는 압도적 1위로 올라섰다. 반면 LG는 SK전 6연패-잠실 홈 5연패-최근 3연패의 만신창이 상태였다. 선발도 봉중근-옥스프링이 아니면 이기기 힘든 실정에서 심수창이 등판했다. 그러나 LG는 예상을 깨고 시종일관 SK를 압도했다. 2회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선제 솔로포가 터졌고, 이어 등장한 5번 최동수가 SK 선발 레이번의 초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최동수는 후속타자의 번트 뒤, 김정민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기세를 올린 LG는 3회에도 무사 1,3루에서 페타지니의 적시타로 레이번을 끌어내렸고, 바뀐 투수 조영민을 상대로 박경수가 다시 득점타를 터뜨렸다. LG는 선발 심수창(6.1이닝 6안타 2실점)에 이어 오상민-이재영-정재복을 계투시켜 4-2 승리를 지켜냈다. 페타지니는 4타수 3안타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마무리 정재복도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막고, 6월 10일 SK전 블론 세이브의 빚을 되갚았다. 경기 전 최동수는 “지난주부터 담이 걸렸는데 말하지 않고 출장을 강행하고 있다”라고 말한 뒤 다시 타격 훈련을 하러 배팅케이지로 향했다. 양손 곳곳엔 굳은살이 배겨있는 채였다. 최동수는 LG의 야구의 시즌 남은 목표에 대해 “어린 선수들이 이겨봐야 지는 것을 더 분하게 여길 줄 알 것이다. (남은 경기라도) 재미있게 야구를 하도록 분위기를 잡아갈 것이다”라고 고참으로서의 소신을 밝혔다. 그의 각오대로 LG는 5527명의 관중 앞에서 SK전 승리를 보여줬다. “순위에 관계없이 1승이라도 더 하는 것이 LG의 목표”라는 약속을 지켜낸 투지의 한판이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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