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전반기마감막전막후“자나깨나왼손투수조심”

입력 2008-07-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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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차례선발등판중좌완에적시타두번‘뼈아픈교훈’
LA 다저스 박찬호가 달콤한 휴식기에 들어간다. 전반기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쥐었고, 그래서인지 14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전반기 마감 경기 후 박찬호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2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대비하기 위해 박찬호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중에 다저스타디움이나 동네 인근에서 불펜피칭을 한차례 할 계획이다. 매경기가 마지막 등판이라고 생각하고 던질 것이다”며 후반기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 스티브 김 가족과 재회 사람은 나이가 들면 성숙해지고 현명해진다. 박찬호의 나이 올해 35세. 박찬호는 이날 “오늘 저녁 스티브 김 형 가족네와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예상을 뛰어 넘은 모임이다. 박찬호는 2000년 시즌 후 에이전트 스티브 김과 결별하고 슈퍼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이후 스티브 김과의 관계는 완전히 청산됐다. 간간이 전화통화를 하며 지내는 사이였지만 가족들과는 소원해졌던 게 사실. 박찬호가 처음 미국에 와 메이저리거로 성장했을 때 스티브 김의 두 아들은 초등학생이었다. 박찬호와 함께 캐치볼도 하며 야구를 했던 그들이 20대로 성장해서 박찬호를 다시 만나게 됐다. ○ 배탈이 주범 박찬호가 11일 플로리다 말린스전 부진의 원인을 털어 놓았다. 경기 당일 아침 배탈이 심하게 난 것. 전날 먹은 굴이 탈을 일으켰다. 지난 달 28일 LA 에인절스전을 앞두고 굴 순두부를 먹고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이 기분을 살리려고 다시 먹은 게 좋지 않았다. 이날 아침 몇차례 설사를 하고 구장에 와서 링거를 2대나 맞고 선발등판했다. 당연히 볼에 자신감이 없었다. 투구템포도 늦었고, 포수 러셀 마틴과의 사인도 맞지 않았다. 게다가 웜업피칭을 한두개 더하려고 하면 심판 제리 밀스가 빨리 던지라고 재촉해 투구인터벌도 길어졌다. 박찬호의 피칭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심플하게 던지면 투구내용은 좋아진다는 점이다. ○ 왼손투수 조심 박찬호는 후반기 보완할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왼손투수를 조심할 것이다”고 했다. 왼손타자가 아니라 왼손투수라는 점이 특이했다. 투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스스로 게임을 어렵게 만든 점을 농담 비슷하게 지적한 것이다. 박찬호는 올해 다섯차례 선발등판에서 4번을 좌완과 맞대결했다. 이 가운데 2명의 좌완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인터리그에서 CC 사바시아(현 밀워크 브루어스)에게 홈런을 허용했고, 11일 플로리다 조시 존슨에게 뼈아픈 적시타를 내줘 아쉬움을 남겼다. ○ 2008년은 1996시즌과 매우 흡사 박찬호는 96년 처음으로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됐다. 당시 다저스 선발진은 노모 히데오, 이스마엘 발데스, 페드로 아스타시오, 톰 캔디오티, 라몬 마르티네스 등이었다. 그러나 박찬호는 기존 선발들의 부상을 틈타 10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기대 이상으로 호투했다. 96년 108.2이닝을 던진 박찬호는 선발로 10경기에 나서 3승3패 방어율 3.26, 구원으로는 2승2패 3.97을 마크했다. 그 때와 달라진 점은 나이. 박찬호의 고백처럼 지금은 던지고 나면 온 몸이 아프다. 23세의 나이 때는 메이저리그를 움켜쥘 태세였고 아플 틈이 없었다. 다저스타디움=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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