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고교야구,나무배트사용의부작용

입력 2008-08-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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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미추기홀 고교야구대회를 TV로 보면서,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고교야구 나무배트 사용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2004년 8월 부활한 고교야구 나무배트 사용은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없었다. 국제야구연맹이 국제청소년야구대회에도 나무배트 사용을 적용하겠다는 발표와 고교야구선수들이 프로야구에서 나무배트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이유 외에 특별한 상황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고교야구에서 나무배트를 사용한지 4년, 문제는 엄청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야구의 고비용 구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유소년 야구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돈’이 없으면 야구를 시키기 힘든 상황에서, 나무배트 사용은 고교야구팀에게 재정적인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나무배트는 개당 십 만원 정도 하지만, 연습 및 게임 중에 부러지거나 금이 가면 사용할 수가 없다. 알루미늄 배트에 비해 금전적인 부담이 훨씬 크다. 게다가 고교야구에서 사용하는 나무배트는, 질이 가장 떨어진다. 좋은 재질의 나무배트는 프로야구가 독식하고, 그 다음 대학야구가 사용하고, 가장 싸고 질이 떨어지는 나무배트는 고교야구의 몫이다. 필자는 고교야구나 대학야구 연습현장에서 가끔 ‘나무배트 스스로 부러지는’ 상황을 목격한 적도 있다. 두 번째는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의 반복으로 어린선수들이 야수를 기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프로야구에 입단하기 위해서는 적성과 상관없이 투수를 선택하는 상황에서, 게임 때마다 투수들에게 ‘쩔쩔매는’ 상황이 반복되는데 누가 야수를 하려고 하겠는가. 지난 10년간 프로야구 드래프트 상위순번을 투수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래서는 좋은 야수의 탄생이 어렵다. 이것은 스포츠의 본성인 ‘공격성’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세 번째는 동양인의 신체특성상, 청소년 수준에서의 나무배트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아직까지 알루미늄배트를 사용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청소년은 아직 신체적으로 완성된 몸이 아니다. 성장 중인 관계로 필연적으로 파워가 떨어진다. 미국에서는 종목을 불문하고 청소년수준에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가급적 금지시키고 있다. 성장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고교생은 나무배트에 적응하기 위해 시간만 나면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파워를 늘려야 나무배트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그 부작용을 누가 책임지고 감당할 것인가. 네 번째는 야수들이 ‘야구에 흥미’를 잃고 있다. 야구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훈련은 배팅케이지 안에서의 ‘프리배팅’이다. 스트레스도 풀고, 투수와 정면승부 할 수 있는 자신감도 배양시키는, 선수들이 기다리는 훈련이다. 그러나 나무배트 사용이래, 고교야구현장에서의 ‘프리배팅’훈련은 좌절만감 선수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특히 성장이 늦은 체격이 작은 선수들에게 나무배트는 자신감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대회가 끝나고 받아든 타율은 참담함만 야수들에게 안겨줄 뿐이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나무배트 인가. 돌아가자, 하루라도 빨리 알루미늄으로! 전 용 배 동명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 교수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 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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