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간부시‘실리앞에적은없다?’…서방정상들개막식참석

입력 2008-08-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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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는 이례적으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각국의 지도자가 참석한다. 이를 두고 중국 정부는 떠들썩하게 중국인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왜 이 사실에 유난히 집착하는 걸까. ‘컴플리트 북 오브 서머 올림픽’의 저자인 데이비드 월레친스키는 “올림픽을 개최하는 목적은 중국인들에게 전 세계가 중국 공산당을 합법적인 지도자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중국이 티베트 독립을 폭력으로 짓밟았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가 중국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알리려는 전략적인 홍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28년 전에 있은 모스크바 올림픽과 큰 대조를 이룬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당시 많은 서방 국가들은 불참을 선언하며 소비에트연방을 비난했다. 1979년 소비에트연방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사건을 놓고 강력한 어필을 한 것. 뿐만 아니라 참가한 일부 국가는 항의의 표시로 자국 국기대신 올림픽기를 들고 입장했다. 소비에트연방의 폭력적인 침공에 많은 국가는 분노했고, 이에 대한 어필을 올림픽에서 강력하게 표출했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은 비슷한 상황에서 정반대의 결과가 연출되고 있다. 인권 운동가들이 중국 정부의 티베트 탄압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개막식에 나오기로 결정해서다. 이데올로기의 시대는 가고, 실익을 추구하는 외교가 대세인 것은 분명한 현실인 것 같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사라지고 ‘대국’의 눈치만 보는 것은 시대가 변한다 해도 용납되기 힘든 게 아닐까.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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