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닝성화점화‘마누라도몰랐다’

입력 2008-08-11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최종 성화 점화자? 마누라도 몰랐어!’ 중국의 ‘체조 영웅’ 리닝은 8일 밤 거장 장이머우가 설치한 고공 와이어에 매달려 커다란 보폭으로 세계의 하늘을 날았다. 그가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주경기장 ‘냐오차오’의 높은 외벽을 따라 펼쳐진 거대한 두루마기 위로 날아오를 때 전세계 수십억 인구는 열광했다. 3월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높이 72cm, 무게 980g의 성화봉에 채화돼 전세계 2만1880명의 주자들의 손으로 이어지며 13만7000km를 내달린 성화는 리닝에 의해 마침내 ‘냐오차오’의 성화대에 점화됐다. 그러기까지 베이징 올림픽조직위원회는 물론 중국 정부 당국은 최종 점화자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점화 직전까지 점화자의 정체를 극비에 부쳤고 이를 발설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징역형에 처하겠다고 할 정도였다. 최종 점화의 주인공 리닝은 이 같은 ‘정책’에 발맞춰 마지막으로 성화를 넘겨받기 직전까지 자신의 임무를 알리지 않았다. 함께 이불을 덮고 자는 부인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감췄다. 지난 몇 달 동안 와이어에 매달려 힘겨운 점화 연습을 해온 그는 자신의 부인에게 그저 “개막식 행사에 참여한다”고만 했을 뿐이라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리닝의 부인은 자신의 남편이 개막식 최종 점화자로 공중에 떠오른 순간, 수십억 지구인들과 함께 놀랐다. 숱한 액션영화에 참여한 무술감독으로부터 와이어 액션과 허공을 달리는 동작을 배운 리닝은 그렇게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더 타임스는 이와 함께 성화봉의 제작자 후앙 퀴준의 이야기도 함께 전했다. 후앙 퀴준은 성화봉 제작을 위해 비바람 등 어떤 기상 상황에서도 성화가 꺼지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무려 7000번에 걸친 시뮬레이션을 거쳐 성화봉을 만들어냈다. 더 타임스는 그가 성화봉의 소장용 모조품을 제작했지만 이를 쓰촨성 지진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경매에 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