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종주국 미국을 꺾더니, 숙적 일본도 쓰러뜨렸다. 이번에는 아마추어 세계최강인 ‘카리브해의 흑진주’ 쿠바를 삼켰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9일 우커송 메인필드에서 열린 쿠바와의 예선 풀리그 6차전에서 7-4로 역전승을 거두고 누구도 예상 못한 6전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예선 1위를 차지한 한국은 20일 네덜란드전(낮 12시30분) 결과와 상관없이 22일 오전 11시30분 예선 4위팀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4위는 미국 아니면 일본이다.
쿠바 역시 전날까지 5전 전승을 거둔 막강전력의 팀. 그러나 준결승, 결승까지 9전전승으로 완전무결한 우승신화에 도전장을 던진 한국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2회초 볼넷과 3안타(2루타 2방 포함)를 맞으며 0-3으로 끌려갔던 한국은 4회 5점을 뽑으며 일거에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김현수가 우월 2루타로 한국의 노히트노런 침묵을 깬 뒤 계속된 2사만루서 강민호의 좌전 적시타와 고영민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행운의 여신도 한국편이었다. 계속된 2사 1·2루서 이용규가 쿠바 세 번째 투수 노베르토 곤살레스를 상대로 기습번트를 댔지만 투수정면 땅볼. 그러나 곤살레스가 1루에 악송구를 범하면서 1루주자 이진영까지 홈을 파고들어 5-3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7회말 이종욱의 우전 적시타로 7-3으로 달아난 뒤 8회초 위기를 1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지켜냈다.
선발투수 송승준은 초반에 흔들렸지만 6.1이닝 5안타 4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역투를 펼쳤고, 권혁(0.1이닝 무실점)-윤석민(1.1이닝 1실점)-오승환(1이닝 무실점)으로 이어진 불펜진도 강력한 위용을 자랑했다.
한국은 처음 올림픽 무대에 나선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1승6패의 처참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2000시드니올림픽 때는 초반 4경기에서 1승3패로 몰린 뒤 3연승을 거두며 기적적으로 준결승에 진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마지막 올림픽이 될지 모르는 2008베이징올림픽. 한국야구는 절대 지지 않는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불패의 코리아, 무적의 한국야구가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베이징=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