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대쓰요] IF,‘김경문쪽집게대타’없었다면

입력 2008-10-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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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SK는 실전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김광현은 평소보다 힘이 더 들어가면서 부드러운 피칭을 하지 못했다. 타자들은 랜들과 이재우의 볼 속도에 자주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SK 타자들의 타격감은 2차전부터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두산 김경문 감독이 평소와 달리 희생번트를 많이 요구한 것을 보면 김 감독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갈망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느낄 수 있다. 베이징올림픽 때 무사 1루에서도 안 대던 희생 번트를 김 감독은 세 번이나 요구했고, 성공시켰다. ○ 두산 초반, 대량득점으로 연결됐다면 두산은 1회 무사 1·2루에서 강공을 하다 김현수가 삼진을 당하면서 결국 무득점으로 끝났고, 4회 무사 1·2루에서도 고영민의 타구가 병살타가 돼 초반 분위기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1회와 4회, 두 번 찬스 중 한번이라도 성공했더라면 김경문 감독의 희생번트 세 번 시도는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 조동화의 견제사가 나오지 않았다면 SK로선 5회 1사 1·3루에서 나온 조동화의 견제사가 뼈아팠다. 1-1 동점 상황, 1사 1·3루에서 1루주자 조동화는 랜들의 견제구에 당했는데 채상병의 도루 저지능력이나 랜들의 퀵 모션을 봤을 때 스타트를 너무 일찍 끊은 게 화근이었다. 이 흐름 하나가 굉장히 컸다. 타석에 정근우가 서 있었음을 고려할 경우 조동화가 아웃되지 않았다면 분위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렀을 가능성이 높다. ○ 정확히 맞은 김경문 감독의 대타작전 하이라이트는 6회였다. 김경문 감독은 2사 1·3루에서 이대수를 빼고 최준석을 기용했는데 템포상 조금 이르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김 감독의 작전은 또 한번 맞아떨어졌다. 최준석 승부에 앞서 SK 가토 투수코치는 김광현에게 변화구 승부를 요구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최준석은 볼카운트 1-3에서 결국 변화구를 때려 타점을 만들었다. 머리싸움과 눈에서 완전히 승패가 엇갈렸다. 특히 최준석 타구가 외야 잔디 끝에서 굴절되면서 1루주자까지 득점에 성공한 것은 두산으로선 큰 행운이었다. ○ 오재원의 멋진 호수비 2-5로 한점 쫓아가고 SK의 계속된 7회말 2사 2루 상황. 박재상의 강한 땅볼 타구를 어렵게 잡아낸 1루수 오재원은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이재우에게 볼을 토스, 간발의 차로 타자 주자를 아웃시키고 이닝을 마감했다. 오재원의 호수비가 없었더라면 2사 1·3루 상황에서 SK 중심타선으로 이어져 점수가 나고 게임 양상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SK로선 마지막 찬스가 오재원의 호수비에 물거품이 된 셈이었다 허구연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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