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잔치’체력이승부갈랐다

입력 2008-11-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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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사흘간격‘강행군’…선수들컨디션조절실패
‘체력이냐, 감각이냐.’ K리그 포스트시즌에 돌입하며 시작된 이 물음에 대한 답이 결국 체력의 승리로 나타났다. 정규리그 2위 서울이 4위로 리그를 마친 뒤 6강PO와 준PO를 모두 거친 울산을 제압하고, 수원이 선착해 있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울산은 작년 K리그를 평정한 ‘디펜딩 챔프’ 포항과 시즌 말미부터 매서운 상승세를 타며 6위에 오른 전북을 내리 꺾어 사기가 충천했지만 체력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려웠다. 서울전을 이틀 앞두고, 일찌감치 올라와 파주NFC에서 담금질을 할 때도 김정남 울산 감독은 전술 연습보단 지친 선수들을 위해 컨디션 조절과 체력 회복에 초점을 둬야 했다. 바뀐 규정도 한 몫했다. 올해 초 프로축구연맹은 포항이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지난 시즌과 동일한 상황을 막고, 정규리그에서 1, 2위를 차지한 팀에 어드밴티지를 부여하기 위해 포스트시즌 경기 간격을 사흘로 좁혔다. 작년 포항이 우승할 때는 일주일이 부여돼 충분히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연맹 관계자도 “어떤 팀이 우승해도 괜찮지만 그래도 리그 수위권을 다툰 팀에 이점을 부여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포항의 선전을 기억하는 울산 코칭스태프도 이를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우린 최선을 다해 2경기를 이겼고,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따냈다. 피해를 입은 것은 없다. 다음에 우리가 이 규정을 활용하면 된다”고 담담히 말했다. 전체 내용에서 울산은 서울과 대등했다. 비록 연장전 끝에 패하긴 했어도 정규시간까지는 1-1로 비겼다. 또한 연장에서도 2골을 내준 뒤 한 골을 따라붙어 막판까지 서울 벤치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마지막 끝이 날카롭지 못했다는 것. 김 감독도 “우린 경기력과 상승세란 큰 장점이 있다”고 기대했으나 순간순간 드러난 패스 미스와 득·실점 이후 나타나던 집중력 저하는 떨어진 체력과 함께 K리그 가을잔치의 주인공이 되는 데 부족한 2%였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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