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스킨스우승…41만5천달러꿀꺽
‘탱크’ 최경주(38·나이키골프)가 스킨스의 제왕에 올랐다.
최경주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의 인디언웰스골프장 설레브리티코스(파72·7088야드)에서 열린 LG스킨스게임(총상금 100만달러)에서 41만5000달러를 차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전날 9홀 경기에서 1,2,3번홀에 걸려 있던 7만5000 달러의 상금을 획득,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던 최경주는 이틀째 경기에서도 동반자들을 압도하는 정교한 아이언 샷을 앞세워 34만 달러의 상금을 추가했다.
최경주의 우승은 극적이었다. 6개홀의 스킨이 쌓여 있는 10번홀에서 스티븐 에임스(캐나다)가 4m 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선두를 내줬고, 17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14번홀에서는 필 미켈슨(미국)에게 상금을 빼앗기며 3위로 밀려났다. 위력을 되찾기 시작한 건 15번홀에서의 이글 퍼트. 티샷으로 322야드를 날린 후 197야드를 남기고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직접 공략해 1m 붙인 뒤, 이글을 뽑아내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전날 미켈슨이 4번홀에서 이글을 뽑아낸 데 이어 두 번째 이글 기록이다.
최경주는 상금 7만 달러와 함께 타이틀 스폰서 LG전자에서 제공하는 LCD TV와 홈시어터 오디오, LCD 컴퓨터 모니터, 최고급 냉장고와 렌지, 식기 세척기, 그리고 최신식 스마트폰 1대와 휴대전화 3대 등 가전제품 일체를 덤으로 받았다.
16번홀에서는 로코 미디에이트가 버디를 성공시켜 14만달러의 상금을 획득하면서 우승 경쟁은 더욱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결국 최종 18번홀에서 우승의 향방이 가려졌다.
네 명 모두 두 번째 샷을 홀 4m 이내에 붙여 퍼트 싸움이 예상됐다. 누구의 배짱이 더 큰가 내기하는 듯 한 장면이다. 먼저 미디에이트가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시도했지만 빗나갔다. 이어 최경주는 3.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 안에 떨어트려 상대를 압박했다. 27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짧은 버디 퍼트는 더욱 긴장감을 더했다. 미켈슨과 에임스 모두 최경주보다 짧은 거리였지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하고 우승컵을 헌납했다.
41만5000달러의 거액을 손에 거머쥔 최경주는 상금의 20%를 자신이 맡고 있는 최경주재단에 내놓았다. 최경주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 참가해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에임스는 25만 달러를 받아 2위에 올랐고 미켈슨은 19만5000달러로 3위, 미디에이트는 14만 달러를 챙겼다.
최경주 우승소감
쇼트게임 연습을 충실히 한 것이 우승 요인이다. 이 대회 전까지 코스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쇼트게임 연습을 충실히 한 효과를 봤다. 특히 마지막 홀에서는 직선 라인에 집중했다.
평소 스킨스 게임에 출전하고 싶었다. 1985년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 스킨스 게임을 봤는데 훌륭한 선수들이 상금을 놓고 경기를 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 초청받았을 때 기분이 좋았다. 캐디와 궁합이 잘 맞았다. 앤디 프로저는 좌절할 때 나를 일으켜 주는 존재다. 용기를 북돋워 주고 농담과 코스에 대한 조언으로 긴장을 풀어준다. 마지막 홀에서도 ‘할 수 있다. 세게 쳐라’는 조언이 도움이 됐다.
주영로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