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다이어리]영하추위녹인라이벌전…이것이축구다!

입력 2008-12-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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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챔피언결정전에박수를보내며 
2008년 K리그 마지막 경기는 보셨는지요. 정말 챔피언 결정전다운 멋진 경기 아니었습니까. 자존심을 건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일전은 생생한 감동이 살아있는 한편의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90분간 잠시도 쉬지 않고 이어진 선수들의 투지 넘친 플레이도 그렇고, 감독의 치열한 전술 싸움도 볼만했습니다. 그랑블루(수원)와 수호신(서울)의 응원 열기는 또 어떻습니까. 붉고 푸른 물결로 경기장은 요동쳤습니다. 라이벌전이 무엇인지, 진정한 더비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축제의 한마당이었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클래식 더비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울 정도입니다. 수원 선수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우승컵을 거머쥔 반면 서울은 안타까운 눈물로 고개를 떨궜습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서울도 결코 뒤지지 않는 전력을 보여줬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선수들 뿐 아니라 구단 프런트나 서포터스 모두에게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부끄럽지 않는, 아름다운 패배였던 것이지요.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런 라이벌전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더비의 열기 덕분에 팬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이는 곧 프로축구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원과 서울처럼 각국에는 유명한 더비들이 많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과 아스널, 스페인에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이탈리아에도 인터 밀란과 AC 밀란의 라이벌전이 유명합니다. 프로 출범 26년째를 맞는 K리그에는 수원과 서울이 진정한 더비라고 말할 수 있지요. 관중은 이런 더비에 몰리게 마련입니다. 챔피언 결정 1차전이 열린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관중 3만9011명이 입장해 포스트 시즌 한 경기 최다 관중을 기록하더니, 2차전에는 4만1044명이 경기장을 찾아 4일 만에 기록을 경신했는데요. 눈발이 날리는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구단을 위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진정한 영웅은 바로 팬이라고도 할 수도 있겠지요. 이제 화려한 조명은 꺼졌습니다. 무대도 내년을 기약하며 치워졌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계속되어야할 것이 분명합니다. 바로 라이벌전입니다. 비단 수원과 서울의 수도권 뿐아니라 지방 구단에도 이 정도의 열기를 가질 수 있는 더비가 탄생하기를 기원해봅니다. 수원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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