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사이언스]김연아의비밀,과학이빚은몸,예술로꽃피다

입력 2008-12-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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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린 몸매에 앳된 얼굴. 하지만 정작 빙판에서는 이런 연약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세계 최고의 명품 기술을 선보이면서 전 세계 팬들을 홀리고 있다. 김연아(18· 군포 수리고). ‘역동적인 안무와 풍부한 표현력’을 곁들인 점프의 정석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피겨퀸’이다. 이번 주 ‘스포츠 & 사이언스’에서는 김연아가 짧은 기간에 엄청난 발전을 꾀한 비결을 살펴본다. 고난도 기술을 표현하기 위한 체력적인 요인, 기술적인 훈련 프로그램 등을 통한 과학적인 트레이닝을 알아본다. 아울러 민첩성과 유연성, 스피드와 역동성을 가미한 그녀의 성장 원동력을 스포츠 과학적인 측면에서 진단한다. ○지상 과제는 ‘체력 보강’ 올 시즌 개막 전, 김연아는 ‘체력 보강’을 1순위 지상과제로 꼽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그랑프리 파이널까지는 완벽한 페이스로 2년 연속 우승했지만 정작 세계선수권에서는 두 번 모두 3위에 만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 한 관계자는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부상이 잦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연아는 2007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허리 부상을 당했고, 2008 세계선수권에서는 고관절 부상으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적의 피겨 체형’을 찾아라 따라서 김연아는 지난 5월, 재활의학 전문가인 어은실 박사와 본격적으로 손잡았다. 어 박사는 김연아를 위한 맞춤 훈련을 시작하기 전, 먼저 몸 구석구석에 숨은 근육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단순히 경기력을 늘리려는 차원이 아니라, 피겨 스케이터로서 최적의 체형을 찾기 위한 작업이었다. 어 박사는 “체형은 경기력을 뒷받침한다. 어느 한 쪽의 근육을 특별하게 발달시키기 보다는 온 몸이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리듬이 시작되는 동작 하나하나에는 모두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무작정 근육을 늘리는 방식은 배제했다. 김연아가 구사하는 기술마다 몸이 최적의 밸런스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 고심했다. 어 박사는 “기술이란 것도 무작정 익힌다고 되는 건 아니다. 몸 전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유연하게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몸 전체가 떠받치는 ‘강한’ 유연성 올 시즌 김연아의 연기는 한층 섬세하고 자연스러워졌다는 평가다. 점프의 안정성과 스핀의 속도도 한결 좋아졌다. 어 박사는 이에 대해 “김연아가 선보이는 손동작, 팔동작 하나하나마다 필요한 근육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가 한 일은 어느 부분이 부족한가를 알아낸 뒤 잘 잡혀 있는 부분은 그대로 유지하고 안 되는 부분만 보완하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몸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해야 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김연아의 몸은 ‘물 흐르듯’ 적응했다. 캐나다 전지훈련으로 인해 4주 만에 한국을 떠나야 했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에도 확실히 몸의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엉덩이와 허벅지에 근육이 붙으면서 하체의 ‘버티는 힘’이 강화됐다. 어린 시절 단 한 번만에 트리플 점프를 성공했다는 김연아의 감각에 전문가의 노력이 결합된 결과다. 박세정 KISS 연구원 정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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