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부상에장사없다더니…정수야네몫까지뛸게”

입력 2008-12-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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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때문에 꿈을 접는다니….” 삼성 맏형 양준혁(39)은 아끼는 후배 심정수(33)의 은퇴를 안타까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구단의 공식 발표가 나기 전에 알고 있었다. 정수가 전화로 얘기하더라. 부상 때문에 은퇴한다는데 옆에서 할 말이 없더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심정수 은퇴를 바라보는 남다른 소회 그는 심정수를 두고 “지금까지 지켜본 수많은 선수 중 가장 프로에 가까운 선수”라고 평가하면서 “구단이 FA 심정수를 영입하기 전 나에게 물어봤다.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데려와야한다고 추천했다. 기량뿐만 아니라 근성과 훈련자세 등 다른 선수들이 보고 배울 점이 많을 것으로 봤다”고 고백했다. 선수협 창립 당시 동고동락하며 의리의 사나이라는 것을 알았고, 한솥밥을 먹으며 기량뿐만 아니라 야구를 대하는 진지한 자세, 성실한 훈련 모습 등도 모범이 됐던 선수로 기억했다. 그는 “정수는 영어 등 공부도 열심히 했다. 뭐든지 한번 마음먹으면 지독할 정도로 파고들었다. 젊은 나이에 쉽지 않았을 텐데 결단을 내리는 모습도 지독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면서 “정수가 있으면 서로 상대팀의 집중견제도 피하고 좋았을 텐데 제대로 호흡을 맞춘 게 얼마 안된다. 이미 프로야구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사실 500홈런 시대를 열 수 있는 선수였는데 부상으로 주저앉아 아쉽다. 역시 선수는 실력 외에도 부상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일주일에 서너차례 등산, ‘불혹 신화’ 준비 ‘양심포’의 한 축이 빠지면서 양준혁은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올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딛고 후반기에 희망을 봤다. 2군으로 내려가기 전인 5월 16일까지 타율 0.199(136타수 27안타)에 그쳤지만 5월 30일 1군에 복귀한 뒤로만 따지면 타율 0.321(249타수 80안타). 3할에는 실패했지만 결국 타율을 0.278로 끌어올리며 시즌을 마감했다. 그는 “지난해 말 다친 발목부상 여파로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다”고 진단하면서 “타격은 역시 하체가 안정돼야한다는 생각으로 최근에도 일주일에 3, 4차례 등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에서는 앞산과 팔공산을 오르고, 서울에 올 일이 있어도 관악산과 청계산을 오르고 있다. 등산을 하지 않을 때는 웨이트트레이닝에 매달리고 있다. 며칠 후면 불혹, 내년에 2년의 계약기간도 끝난다.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해 은퇴한 심정수 몫까지 해내겠다는 양준혁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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