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짠물본색’어디가겠어?

입력 2008-12-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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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가을잔치불구최대5천만원↑선수들“후회된다”
8년만의 가을잔치, 시즌 내내 들썩였던 부산. 하지만 그 여운은 사라진지 오래다. 사상 최고의 ‘돈잔치’를 예고했던 롯데가 또다시 예년과 다름없는 스토브리그를 맞고 있다. 여전한 ‘짠물 본색’이다. 처음엔 달라진 듯했다. 프리에이전트(FA)가 된 프랜차이즈 스타 손민한을 붙잡았고, 두산 출신의 FA 홍성흔도 영입했다. 특급 용병 카림 가르시아는 일본 구단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롯데에 남았다. 연봉협상을 앞둔 선수들도 부푼 꿈을 꾸기 시작한 건 당연지사다. ○선수들 “성적 내도 보상이 없다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협상 시작과 동시에 희망도 사그라졌다. 재계약 대상자 56명 가운데 아직 계약을 못한 12명은 모두 올해 1군에서 맹활약한 선수들이다. 구단과 두세 차례 면담을 했지만 서로가 희망하는 금액 차이가 너무 컸다. 연봉 고과 상위권인 선수들마저 구단 제시 인상액이 최대 5000만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도장을 찍지 않은 한 선수는 “구단에 대해 안 좋은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프로의 자존심은 돈인데 의욕이 꺾이는 게 사실”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선수 역시 “팀 성적이 안 좋다는 이유로 몇년간 울며 겨자 먹기로 도장을 찍었다. 그런데 올해도 올려줄 수 없다니 이해가 안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계약을 마친 선수조차 “오래 끌어봤자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 같아 그냥 사인했는데, 생각할수록 후회가 된다”고 했다. ○구단 “원칙대로 책정했을 뿐” 구단은 팀 성적에 따른 인상 요인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정해진 연봉고과 기준을 철저히 지켜 내년 시즌 연봉을 책정했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따른 10%의 인상분도 이미 가산했다는 주장이다. 선수들과의 입장 차이에 대해서도 “매년 있어왔던 일”이라고 했다. 롯데 운영팀의 한 관계자는 “선수들과 이견이 큰 건 사실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개인 성적 위주로 판단하게 마련이고, 구단 입장에서는 전체를 보고 판단하니 생각에 차이가 있는 건 당연하다”면서 “개개인의 공헌도에 따라 원칙에 맞게 정해진 금액이다. 선수들이 이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상황이 이러니 야구계 일각에서는 “전력 유지에 돈을 너무 많이 써버려서 정작 1년 내내 고생한 선수들에게 줄 돈은 없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마저 들려오고 있다. 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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