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봉“불끄러왔소”…봉중근마무리낙점

입력 2009-02-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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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29·LG)이 ‘마무리 시험 무대’에 오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나란히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됐다. 새 보직 적응을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는 그는 ‘WBC 유경험자’이자 팀내 고참급으로서 각오도 남다르다. 17일(한국시간) 하와이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 파크에서 WBC 대표팀 첫 훈련을 마친 봉중근은 “내 보직이 중간보다 마무리에 가깝다는 언질을 받았다. 아무래도 더 중요한 자리라 긴장이 된다”면서 “마침 소속팀에서도 새 소방수로 낙점됐으니 좋은 마무리 투수로 변신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LG 새 마무리로 낙점…WBC가 ‘시험장’ 뒷문지기 발굴에 골몰하던 LG 김재박 감독은 최근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봉중근을 불러 “팀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네가 올해 마무리를 맡아줘야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86.1이닝을 소화하며 선발투수로 자리 잡아가던 봉중근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는 통보다. 하지만 그는 “감독님이 날 믿어주신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기쁜 마음으로 주어진 임무를 해내겠다”고 했다. 이미 ‘마무리 공부’도 시작했다. 존 스몰츠가 마무리로 활약하던 시절의 비디오를 구해 틈날 때마다 챙겨본다. 또 후배인 오승환(삼성)과 정대현(SK)에게 훌륭한 마무리가 될 수 있는 비법을 묻는다. ○코칭스태프도 ‘봉중근, 널 믿는다’ 봉중근은 첫 훈련부터 불펜 피칭 70개를 소화했다. 김인식 감독은 손민한(롯데)과 봉중근 뒤에 버티고 서서 투구 모습을 직접 체크했다. 그만큼 이들을 중요한 투수로 여기고 있다는 증거다. 봉중근은 “감독님이 서 계셔서 솔직히 부담이 됐다”고 털어놨지만 김 감독은 “봉중근의 구위가 아주 좋더라”며 만족해했다. 일단 WBC에서는 ‘쿼드러플 스토퍼’로 나선다. 임창용(야구르트), 오승환, 정대현 등 전문 마무리들과 한 팀을 이룬다. 봉중근을 키 플레이어로 꼽기도 했던 양상문 투수코치는 “투구수 제한 때문에 마무리 한두 명만으로는 운영하기 힘들다. 봉중근의 합류로 좌·우완에 사이드암까지 구색이 잘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봉중근은 “양 코치님과는 LG에서부터 호흡이 잘 맞았다. 여러모로 어깨가 무겁지만 예감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하와이|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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