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이승엽급활약가능할까?

입력 2009-02-27 11: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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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은 이승엽이 빠진 3번 타자 자리에 성인 대표팀에는 단 한 번도 선발되지 않았던 추신수를 지목했다. 그리고 추신수는 뒤늦게 합류한 대표팀 전지훈련을 앞두고 이승엽 선배가 대표팀에서 했던 역할을 해내고 싶다며 국가대표 합류에 대한 굳은 의지를 밝혔다. △ 힘겨웠던 대표팀 선발 과정 클리블랜드의 주력 선수가 되기까지, 그리고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을 과거에도 꾸준히 국가대표 선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추신수는 그러나 그렇게 말만 많았지 정작 최종 엔트리까지 들어 이렇게 태극마크가 찍힌 유니폼을 입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외야 자원이 그렇게 풍부하지 않았던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 당시 메이저리그를 오르락내리락 했던 추신수는 안팎에서 선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우세했으나, 김재박 전 감독의 거부로 국가대표 선발의 꿈을 접은 바 있다. 당시 김 전 감독은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는 있다고 하나 박찬호, 김병현 같이 국가대표로 충분히 검증된 선수가 아니었던 데다 그의 활약 역시 그저 TV로 봤을 뿐이라며 직접 보지 못한 선수를 메이저리거라는 이유만으로 병역 면제 혜택까지 걸려있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첫 선발이 유력했던 2006년 도하 대표팀에서 탈락한 추신수는 국가대표에 출전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국위선양인지 병역 면제라는 개인의 목표였는지도 애매모호한 상태로 떠버린 채 계속 미국에서 성장해갔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김재박 감독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던 김경문 당시 대표팀 감독의 배려 덕에 올림픽 최종 예선을 뛰지 못하고도 예비엔트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추신수. 그러나 이번에는 시즌 중에 치러지는 올림픽 대회에 40인 빅리그 엔트리 선수는 차출시킬 수 없다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결정 때문에 또 다시 좌절을 맛봤다. 이번 제 2회 WBC 대회에서도 합류 여부를 놓고 가고 싶다는 추신수 본인과 뽑아야 한다는 KBO, 김인식 감독에 맞서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부상 재활 때문에 보낼 수 없다는 클리블랜드 구단의 입장이 맞서 어려운 지경까지 이를 뻔 했으나, 결국 1라운드 1경기, 2라운드 2경기만 수비수로 출장시킨다는 조건과 전지훈련 참가 일정을 조절하는 중재안을 들고 힘겹게 파란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 이승엽급 활약은 가능할까? 공교롭게 첫 성인 대표 선발 무대에서 늘 대표로 선발되던 이승엽이 빠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추신수에게 이승엽의 역할을 기대하게 됐다. 홈런, 타율, 타점 같은 기록적인 부분도 있지만 항상 가장 중요한 상황에 매우 이상적인 공격을 해주었던 이승엽은 한국 국가대표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클러치 히터였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3,4,위전, 1차 WBC의 예선전,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의 준결승전까지 세 번의 일본전은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충분히 기억할만한 이승엽의 빅경기였다. 좌타자에 중심타자의 능력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은 있다. 비록 트래비스 해프너, 빅터 마르티네즈 같은 기존 거포들이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긴 했지만 추신수는 지난해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나은 유망주 정도의 레벨에서 클리블랜드의 고정 3번 타자로 급성장 했다. 두 선수가 돌아온 올 시즌에도 클리블랜드의 여론은 이미 부상으로 오랜 기간을 빠져 컨디션 회복여부가 불투명한 해프너나 마르티네즈보다 추신수나 그래디 사이즈모어가 팀의 3번을 쳐야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소속팀의 에릭 웨지 감독이 일단은 사이즈모어의 3번 타순 이동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추신수의 3번 유지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승엽과 추신수에 대한 전반적인 실력 비교는 어폐가 있다. 이승엽 일본, 추신수 미국으로 일단 리그 자체가 다른데다 이승엽은 앞서 이야기 한 대로 득점 찬스에 특히 강점을 보였다. 추신수는 아직은 클러치 히터로 검증은 덜 된 상태이다. 하지만 김태균, 이대호를 같이 기용할 수 있는 추신수는 외야 수비에 스피드까지 반대로 이승엽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다. 추신수가 기대했던 만큼의 활약만 해준다면 이게 조합 면에서는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김태균이 이미 지난해 한화에서 보여준 활약을 살펴볼 때 클러치 히터로서의 자질을 보여주었고, 추신수가 지명타자로 나왔을 경우에는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김태균과 이대호를 함께 기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우리에게는 매우 긍정적이다. 1번 이종욱과 더불어 2번 이용규(혹은 정근우)에 추신수로 이어질 그린라이트 라인업은 이어지는 타순에 엄청난 힘을 불어줄 것이다. 그래서 추신수를 ‘포스트 이승엽’으로 보기 보단 새로운 국가대표 라인업의 핵심으로 보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추신수의 지난해 성적은 타율 .309 홈런 14개, 타율 66점으로 비록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3할 타율을 기록했으며, 득점권 타율은 .386로, 2사 후 득점권에서는 .405에 만루 찬스에서는 .444까지 올라갔다. ※엠엘비파크 유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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