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세레머니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최근 프로축구 K-리그에서 골 세레머니와 관련해 2경기에서 레드카드를 꺼내 든 고금복 전임심판(40)이 해명에 나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회장 곽정환. 이하 프로연맹)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골 세레머니 판정에 대한 입장과 판정 당사자인 고금복 심판의 의견을 전했다.
고금복 심판은 지난 15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9 K-리그 전북현대-대구FC전에서 주심으로 나서, 후반 31분 이동국(30. 전북)이 득점을 자축하며 코너플래그를 발로 차 넘어뜨리는 행위에 대해 경고를 부여했다.
이미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상황이었던 이동국은 결국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이에 앞서 고금복 심판은 자신이 주심으로 나선 지난 7일 수원삼성-포항스틸러스전에서도 전반 38분 포항 스테보(27)가 득점 직후 수원 서포터스를 향해 활을 쏘는 동작을 취하자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고, 스테보 역시 이동국과 마찬가지로 경고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고금복 심판의 판정에 대해 축구팬 및 전문가들은 "골 세레머니도 팬 서비스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부분인데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표현을 막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프로연맹은 "이동국의 행위는 골 세레머니 규정 위반이 아니라 반 스포츠적 행위에 해당해 경고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연맹은 "만일 선수가 경기 중 고의로 시설물을 가격해 파손시켰다면 퇴장조치된다"며 "이동국은 지난 2002년 7월 20일 K-리그 전남드래곤즈-포항전 후반 26분에도 코너플래그를 발로 차는 세레머니로 한 차례 경고를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반면, 프로연맹은 "스테보의 퇴장은 골 세레머니 규정이 적용된 것이다. 고금복 심판은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규칙 제12조 반칙 및 불법행위 중 ‘선수가 선동적인, 조롱하는 또는 혐오스러운 동작을 한 경우’와 ‘경기를 지연시킨 행위’를 적용해 경고를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금복 심판은 "시즌 전 각 구단을 순회하며 실시한 판정 가이드라인 설명회에서 올해 판정기준에 관해 충분히 설명했다. 전북-대구전 시작 전에 각 팀의 주장을 통해 골 세레머니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골을 넣은 기쁨을 팬들과 함께 나누는 의식은 권장하지만 그 의식에도 규칙이 있으며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며 "개인적으로도 선수를 퇴장시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나 K-리그의 미래와 국제경기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고금복 심판은 "스테보는(퇴장 후 내게) ‘아임 소리(I`m sorry)’라고 했고, 이동국은 자신의 행동이 적절치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연맹은 올 시즌 K-리그 전임 심판진이 적용하고 있는 2008~2009 FIFA 경기규칙(Laws of the game) 제12조 반칙과 불법행위 중 득점 자축 행동(Goal Ceremony)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골 세레머니는 득점이 되었을 때, 선수가 자신의 기쁨을 표현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지만, 축하는 지나치지 않아야 하며, 지나친 축하 행동으로 시간을 지체할 경우 주심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FIFA 경기규칙에는 ▲주심의 견해로, 선수가 선동적이거나 조롱하는 또는 혐오스런 동작(제스처)을 할 경우 ▲선수가 득점을 축하하기 위해 주변의 담장에 올라갈 경우 ▲선수가 자신의 상의를 벗거나 또는 상의로 머리를 덮는 경우 ▲선수가 복면 또는 이와 유사한 물품으로 자신의 머리 또는 얼굴을 덮는 경우 선수에게 경고를 부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득점을 축하하기 위해 경기장을 떠난 선수들은 가능한 한 빨리 경기장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