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꼭이기고싶었다”…KCC,전자랜드잡고기선제압

입력 2009-03-28 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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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꼭 이기고 싶었습니다." 하승진이 웃었다. 전주 KCC의 ´괴물 신인´ 하승진(24)은 28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인천 전자랜드와의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15득점, 9리바운드로 KCC의 109-81의 대승을 이끌었다. 3쿼터에서는 10득점, 5리바운드로 맹활약해 전자랜드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위력적인 높이에서 나오는 가공할 제공권 장악 능력은 역시 미 프로농구(NBA) 출신다운, 괴물 신인다운 모습이었다. 하승진은 "솔직히 꼭 이기고 싶었다"며 "플레이오프 첫 승인데 매우 기쁘다. 초반에는 긴장을 좀 했는데 선배님들이 모두 잘 해 주셔서 승리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전주 팬들께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실 줄 몰랐다. 정규시즌 때와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이런 팀에서, 이런 지역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이 매우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하승진은 KCC 입단 당시, 소속팀 선배로 모셨던 서장훈(35. 전자랜드)과의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서장훈은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겨두고 교체될 때까지 32분55초 동안 13득점, 3리바운드를 올렸다. 팀도 개인 기록에서도 하승진이 완벽한 승리를 거둔 셈이다. 하승진은 "초반에 긴장을 많이 해서 몸에 힘도 많이 들어갔고 쉬운 슛도 많이 놓쳤다. 서장훈 선배님은 공격 반경도 넓고 센스가 좋으셔서 수비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오늘 경기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승진은 4쿼터 초반, 서장훈의 등 뒤에서 한 손만을 사용해 리바운드를 걷어가는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서장훈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을 만한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둘은 정규시즌 때와는 달리 간간히 거친 몸싸움을 선보여 선후배 관계는 잠시 잊은 채 승부의 세계란 무엇인지 설명했다. 하승진이 박스아웃을 위해 팔을 들다 서장훈의 얼굴을 몇 차례 친 것. 하승진은 "이 자리를 빌려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박스아웃을 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됐다"고 미안해 했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확률이 95.8%(24회 중 23회)에 달해 KCC는 4강행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하지만 하승진은 안심하지 않았다. 하승진은 "2차전에서도 오늘과 같이 반드시 승리하고 싶다. 빨리 승부를 내서 체력까지 완비한 후, 4강에 올라가고 싶다"고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하승진의 누나이자 여자프로농구(WKBL) 안산 신한은행의 통합우승 3연패를 이끌며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하은주는 전주체육관을 찾아 조용히 동생을 응원했다. "평소대로만 한다면 잘 해낼 것"이라는 누나 하은주의 말처럼 하승진은 잘 했다. 【전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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