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갈증 풀고…. 광주상무 최성국(오른쪽)이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삼성과의 K리그 경기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광주의 수원전 5경기 연속 무승의 사슬을 끊는 동시에 3월 21일 FC서울전 이후 두 달 여 만에 가동된 득점포라 더 의미가 있는 한 방이었다.수원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가족에부끄럽지않게”경기전기도…“더치고나가해외진출”다부진야망
제대로 폭발한 한 방.
상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강하게 왼발로 찬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을 통과하자 ‘이등병’ 최성국(26·광주 상무)은 특유의 ‘기도 세리머니’로 벅찬 감격을 드러냈다.
3월21일 FC서울전에서 시즌 3번째 골을 넣은 뒤 두 달 여만에 다시 느낀 골 맛이었기에 의미는 더욱 컸다.
10일 광주와 수원 삼성의 2009 K리그 9라운드 경기가 열린 수원 월드컵경기장. 최성국은 전반 42분 날카로운 선제 중거리포와 후반 종료 직전, 천금같은 페널티킥 찬스(최원권 득점)를 얻어내며 광주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이강조 광주 감독의 탁월한 안목이 ‘제2의 전성기’를 만들었다. 최성국은 항상 출전을 앞두고 ‘아들과 둘째를 임신한 부인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 남편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를 드린 뒤 필드로 들어선다.
주변에서 “(최)성국이 실력의 8할은 기도에서 나온다“고 말할 정도. 동료들에겐 ‘전도 왕’으로 통한다.
경기 후 최성국은 “운 좋게 찬스가 왔고, 득점할 수 있었다”고 겸손해 했지만 늘 소망하는 게 있다. 바로 해외 진출.
전 소속팀 성남 일화의 김학범 감독과 마찰을 빚는 등 곡절 끝에 입대를 택했고 6월에야 일병으로 진급할 그는 “작년 입대하며 인생의 전환점이 되리라 판단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치고 나가 해외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담담한 속내를 전했다.
여기엔 조원희, 이동국 등 부침을 겪던 전·현직 국가대표 멤버들을 ‘제대로 된’ 선수로 키워낸 이강조 감독의 도움도 컸다. 최성국은 K리그 최전방 공격수 중 최단신(172cm)이다.
장인, 장모로부터 ‘땅꼬마’란 애칭으로도 통하는 그는 치명적일 수 있는 콤플렉스를 장점으로 바꾸는 독특함도 지녔다.
이 감독은 성남에서 측면 포워드로 뛴 최성국에게 ‘원톱’ 보직을 부여했다. 결과는 성공.
“전형적인 타깃맨은 아니지만 우리 팀은 킥 위주로 풀어가지 않는다. 공간 침투 능력이 필요했고, 잘 적응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최성국을 100% 칭찬하진 않는다. 오히려 애정이 담긴 질책으로 강하게 조련한다.
“대표팀에서 주전을 꿰찰 정도는 안된다”는 게 이 감독의 표현.
이날도 “(최)성국이에게 수원 이운재와 1대1 찬스가 났는데 (김)명중이한테 패스했다. 기회 때 더 좋은 위치를 점한 동료에게 도움하는 게 맞지만 욕심을 낼 때는 과감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