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인사이드볼파크]‘어깨편’박명환…야구인생도‘활짝’            

입력 2009-05-2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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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환. 스포츠동아 DB

“10년만에 처음으로 어깨 통증없이 던졌습니다. 이제 정말 자신감이 생깁니다.” 지난 17일 어깨 수술후 11개월만에 복귀전을 치른 LG 박명환(사진)은 무엇보다 어깨가 아프지 않다는 것에 감격했다.

이날 히어로즈와의 더블헤더 첫경기를 TV로 중계하면서 사실 박명환이 어떤 공을 던질지 무척 궁금했다. 가장 관심있게 본 것은 볼 끝이었다. 어깨통증이 있다면 팔 스윙이 짧아 지기 때문에 볼끝이 좋을 리가 없다. 하지만 박명환의 볼끝은 느낌으로도 대단했다. 어깨가 아프지 않다는 것을 1회에 확인할 수 있었다.최고구속 148km. 4이닝 동안 77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의 평균 스피드는 144km였다.

김재박 감독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욕심을 내는 것 같아 그만 던지게 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히어로즈의 송지만은 “직구 볼끝이 너무 좋아 깜짝 놀랐다”고 했고 포수 김정민도 “어깨수술 전보다 직구가 더 좋다”고 박명환의 구위를 칭찬했다.

96년 OB 베어스에 입단한 박명환은 입단 4년째인 99년 3월 시범경기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다. 1년 동안 재활에 전념했지만 2000년에는 팔꿈치 부상이 찾아왔고 결국 2년을 제대로 뛰지 못했다. 박명환은 98년 이후 2년연속 규정이닝을 채운 적이 없다.

어깨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았기에 많은 공을 던질 수가 없었다.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남들 다하는 불펜피칭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유리어깨’‘5이닝 투수’라는 달갑잖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러나 박명환이 항상 2시간동안 어깨 강화훈련을 하고 진통제에 의존하며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솔직히 07년 LG에 입단해서도 어깨가 아팠지만 FA 첫해라 죽기살기로 던졌다. 그러나 지난해는 어깨가 끊어지는 아픔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며 벼랑끝에 선 마음으로 수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어깨 수술이후 박명환은 4단계로 실시된 재활 프로그램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 냈다.

박명환의 재활을 담당한 LG 김병곤 트레이너는 “어깨는 팔꿈치나 무릎과 달리 360도 회전하기 때문에 재활이 무척 어렵다. 두세번 고비가 있었지만 잘 이겨냈다” 며 11개월만에 제 스피드를 찾은 박명환을 높이 평가했다.

KIA와의 3연전을 위해 광주로 출발한 지난 월요일. 박명환은 이날도 남들보다 3시간 먼저 나와 2시간동안 홀로 어깨 강화훈련을 실시했다. 아프지 않으니까 희망도 생기고 하루 하루가 즐겁다고 한다.

박명환의 꿈은 한시즌에 200 이닝을 던지는 것이다. “올해는 부상없이 잘 마치는 게 첫번째지만 내년에는 150이닝 이상,내후년에는 중근이와 나란히 200이닝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 것이 팀과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32세의 나이에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박명환. 그가 팬들에게 ‘최고의 이닝히터’로 다가가기를 기대해 본다.

-야구해설가
꿈이 있는 사람은 걱정이 없다. 실패와 낙심으로 힘들어도 꿈이 있어 이겨낼 수 있다.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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