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 DB]
두산 김경문 감독(사진)은 ‘705일만의 페넌트레이스 1위’ 소감을 묻자 “그렇게 오래됐느냐”고 되물은 뒤 “그렇게 하게 놔두면 안 되지…”라고 혼잣말처럼 되뇌었다. SK 독주를 방관(?)한 잘못을 자책함과 동시에 앞으로도 SK 독주를 제지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었다.
김 감독은 “한팀만 계속 앞서나가서는 곤란하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두산이 아니더라도 SK 독주는 누군가 견제해야 한다는 말이다. 2년 연속 정상 문턱에서 좌절한 것을 놓고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 “한국시리즈에서 지느니 차라리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지는게 낫다”는 말도 반복하며 전의를 불태운다.
주변에선 이런 김 감독에 대해 “악을 품은 듯 하다”고 말한다. ‘악을 품은’ 두산과 김 감독이 선두 SK에 내리 세게임을 이기고 선두 자리에 올라선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