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명장과르디올라날았다

입력 2009-05-2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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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연소챔스우승감독…지도력불신깨고첫해위업
초보 감독이 큰일을 저질렀다. 지도자 경력 2년째를 맞이한 FC바르셀로나의 호셉 과르디올라(38) 감독이 1군 데뷔 무대에서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2008-2009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정규리그에서는 무려 100골이 넘는 엄청난 득점력을 이끌어내며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스페인 국왕컵(FA컵)도 차지한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백전노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유를 2-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선수 시절 91-92시즌 바르셀로나의 첫번째 챔스리그 우승에 일조했던 과르디올라는 지도자로도 팀을 유럽 정상에 올려놓으며 역대 6번째로 선수와 지도자로 챔스리그에서 우승을 경험한 주인공이 됐다.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냈던 것에 비해 그의 지도자 경력은 일천하다. 2007-2008시즌 바르셀로나 B팀 감독으로 계약하며 지도자생활을 시작했다. B팀을 이끌고 좋은 성적을 냈던 과르디올라는 레이카르트 감독이 떠난 1군 지도자로 승격됐다. 바르셀로나가 제대로 된 지도자 경험이 없는 과르디올라를 감독으로 선택하자 모두들 의아해했다.

예상대로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팀의 주축을 이뤘던 호나우지뉴, 데쿠 등 상당수 주전들이 팀을 떠났다. 팀 득점랭킹 1위 사무엘 에투 마저 이적을 시도하는 등 팀 분위기가 흐트러졌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방황하는 에투를 훈련에 참가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로 팀을 재편, 바르셀로나를 변신시켰다. 결과는 대성공. 전체적인 시스템은 레이카르트 감독이 썼던 4-3-3을 유지했지만, 훈련의 강도를 높이면서 개성 강한 선수들을 다스리기 위해 대화를 많이 했다. 개인적인 자리를 만들어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팀워크를 만들어갔다.

그 결과 이번 시즌 총 56경기에서 41승9무6패라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역대 최연소 챔스리그 우승팀 감독이라는 명예를 얻었다. 과르디올라는 “한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과 나 모두 많이 힘들었다. 이번 시즌처럼 3개 대회에서 우승하기란 쉽지 않은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어 “다음 시즌에는 모두가 우리를 이기려고 달려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양팀 감독의 말]

“오늘 경기는 더 나은팀이 이긴 것”

○맨유 퍼거슨 감독 = 오늘 경기는 더 나은 팀이 이긴 것이다. 선수들에게 더 나은 모습을 기대했지만,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 승리한 바르셀로나를 칭찬하고 싶다. 누구라도 그들과 맞선다면 승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사비와 이니에스타는 이날 공을 절대로 놓치지 않았다. 그들이 있어 우리가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팀”

○바르셀로나 과르디올라 감독 = 우리는 정말 중요한 것을 이뤘다. 우리는 공격을 했고, 수비를 했고, 그리고 마침내 이겼다. 우리 선수들이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팀이다. 리오넬 메시는 골 결정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다. 최고의 재능을 가졌고, 올해의 선수를 받아 마땅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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