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서배운다…역대월드컵감독의조언

입력 2009-06-0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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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적응·정보수집 V지름길”
월드컵 무대는 국내 지도자들에게는 거대한 벽이었다. 86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4명의 감독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만큼 과학적인 분석이 뒤따르지 않았고, 협회의 행정적인 지원 또한 2002년이나 2006년에 비해 미흡했던 것이 사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허정무호의 목표는 16강. 이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과거 월드컵 사령탑들이 금과옥조와 같은 제언을 해왔다.

“지성·영표 등 해외파들 경험 살려라”

○김정남 전 울산현대 감독(86멕시코월드컵)

김정남 전 울산현대 감독.

그 때와 지금은 환경 자체가 다르다. 월드컵 출전 자체가 어려웠고, 세계 대회라는 개념이 생소했다. A매치가 지금처럼 정기적으로 열린 것도 아니다. 모든 게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16강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상황 분석과 정보 수집이 필수라고 본다. 현지에 대한 적응을 빨리 해야 하고, 조 편성이 나오는 대로 팀 관련 정보를 다양한 루트로 끄집어내야 한다. 해외파들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게 필요하다. 예전에는 유럽 무대를 밟은 선수가 차범근, 허정무 밖에 없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도 필수적이다. 허정무 감독이 지금처럼 잘 해내길 기원한다.

“현지 기온 비슷한 지역서 전훈 충분히”

○이회택 축구협회 부회장(90이탈리아월드컵)


이회택 축구협회 부회장.

당시 가장 실패했던 부분은 시차 적응이었다. 시차 적응에 대해 전문 연구소에 의뢰했고, ‘1주일이면 충분하다’는 보고를 받아 실제로 이탈리아에 첫 경기 1주일 전에 도착했는데, 실상은 달랐다.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는 현지와 기온과 습도가 비슷한 지역에서 충분히 전지훈련을 통해 적응을 한 뒤 결전지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또한 90년 당시에는 지금처럼 비디오 분석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해 상대팀에 대한 분석은 거의 언론에 의지하는 수준이었다.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으니 협회가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상대를 면밀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는 강하다…목표 높게 설정해 도전”

○김호 대전시티즌 감독(94미국월드컵)


김호 대전시티즌 감독.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선배의 한 사람으로서, 솔직히 허정무 감독이 부럽다. 사실 94미국월드컵 때는 시행착오가 많았다. 현지 적응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스페인과 만나 고생을 했고, 볼리비아와는 비겨 결과적으로 좋지 못했다.

대표팀에는 정확한 정보 수집이 필요하다고 본다. 코칭스태프의 살림살이와 협회의 내조가 맞물려 지금 좋은 위치에 올라섰다고 믿는다. 단, 목표는 높게 설정했으면 한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만 연연하지 말고, 2002년 때 4강에 오른 팀답게 보다 큰 포부를 갖고 대회를 준비했으면 한다.

“일희일비해 대표팀 흔들지 말았으면…”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98프랑스월드컵)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

90년대와 지금은 너무나도 많이 변했다. 다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본선에서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주위에서 여유를 갖고 대표팀에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1년간 허정무호 역시 많은 훈련과 평가전 등을 거칠 텐데, 작은 결과 하나에 일희일비해 주변에서 대표팀을 흔들거나 폄하해서는 절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때는 외국인 감독이 지도자를 맡아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마찬가지로 국내 감독에게도 동등하게 기회를 줘야 한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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