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한국”북한비기고웃었다

입력 2009-06-1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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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대표팀 [스포츠동아DB]

사우디전0-0…조2위로44년만의본선티켓
오랜 꿈이 현실이 됐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남북한 축구의 월드컵 본선 동반 진출이 마침내 이뤄졌다.

북한은 18일 오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최종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북한은 사우디와 나란히 3승3무2패(승점 12)가 됐지만, 골득실차(북한 +2, 사우디 0)에서 앞서 한국(승점 16)에 이어 조 2위로 본선 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북한이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것은 통산 두 번째이며, 8강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무려 44년 만이다. 특히 일찌감치 7회 연속 본선 진출(총 8회)을 확정한 한국에 이어 북한도 남아공 땅을 밟게 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남북한이 함께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분단국가가 동시에 본선 무대를 밟은 것은 1974년 서독월드컵 때 동서독 동반 진출이 처음이다. 하지만 분단국가가 모두 지역예선을 거친 경우는 남북한이 최초이다. 1974년 당시 서독은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했다.

본선 행과 관련된 다양한 시나리오가 쏟아진 가운데 북한은 막판 한국 덕을 톡톡히 봤다. 이미 본선 행을 확정한 한국이 홈에서 열린 사우디, 이란과의 2차례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 결국 북한이 승점을 관리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줬다.

남북한 동반 진출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한국 뿐 아니라 북한의 위력이 더해지면서 남북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북한의 상승세는 동아시아 축구의 약진으로 이어졌다. 본선 진출 티켓 4.5장 중 4장의 주인이 가려졌는데, 그 주인공은 남북한, 일본, 호주이다. 따라서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의 특징은 동아시아의 약진과 중동의 몰락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번 대회부터 아시아권에 편입된 호주 또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며 아시아축구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중동은 맥을 추지 못했다.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이란이 처음으로 본선에 오른 이후 지난 대회까지 단 한번도 직행티켓을 놓친 적이 없었던 중동은 이번에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갈 정도로 체면을 구겼다.

한편, 5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사우디는 B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치면서 A조 3위 바레인과 홈앤드어웨이 방식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전날 한국과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긴 이란(승점 11)은 4위로 탈락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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