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인사이드볼파크]강민호는‘만점포수’진행중   

입력 2009-06-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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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강민호. [스포츠동아 DB]

“한국시리즈 우승이 꿈이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적어도 3번 이상은 한국시리즈 정상에 서고 싶다.”

롯데 강민호(사진)는 올해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포수의 참모습을 봤다고 한다. 다섯 차례의 한일전에서 보여준 SK 박경완의 투수리드에서 모든 답을 찾았다는 것이다. 강민호는 “긴박했던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박경완 선배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 여유로움과 자신감은 감탄할 정도였다”고 얘기한다.

강민호는 현재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유일한 20대 주전포수다.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2004년 롯데에 입단한 그는 데뷔 2년 만에 100경기에 출장했고, 2006년에는 21살의 젊은 나이에 전 경기(126경기)에 출장했다. 박경완과 삼성 진갑용, LG 조인성 등 각 팀의 주전포수들이 대부분 30대인 것을 감안할 때 강민호는 그 존재가치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포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경험과 배짱이 필요하고 성실성과 인내심까지 갖춰야하는 너무나 힘든 자리이기 때문이다. 강민호는 요즘 포수 수비에 부쩍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설픈 블로킹 자세를 가다듬고 상대타자 분석과 투수와의 미팅을 좀 더 진지하게 하고 있다.

한문연 롯데 배터리코치는 “민호의 수비점수는 60점 정도다. 그러나 수비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기 때문에 포수 강민호의 미래는 밝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러면서 웃음을 잃지 않는 밝은 성격과 강한 송구능력은 지금도 100점이라고 치켜세운다.

사람에게 가슴에 와 닿는 한마디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된다. 강민호에게는 박경완의 한마디가 그렇다. “너를 보면 옛날 나를 보는 것 같다. 힘들겠지만 실패를 두려워 말고 자신있게 해라. 실패가 너를 키운다.”

강민호는 ‘포수가 방망이에 신경을 쓰면 좋은 수비를 할 수 없다’는 선배들의 말도 새기고 있다. “방망이는 다른 사람도 칠 수 있지만 포수는 나 한사람이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며 타격보다는 수비로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롯데를 8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끌어 올렸다. 19홈런에 87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처음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올해 개인성적은 다소 주춤하지만 포수로서의 정신적 성숙함은 오히려 나아진 느낌이다.

강민호는 포수를 ‘그림자’라고 표현했다. 돋보이지는 않지만 언제나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게 포수라는 의미다. 포수장비를 한 선수가 멋있어 야구선수가 되었다는 강민호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실력파 포수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야구해설가

꿈이 있는 사람은 걱정이 없다.
실패와 낙심으로 힘들어도 꿈이 있어 이겨낼 수 있다.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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