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이대호의 우승은 예선 때부터 예견됐다. 출전 선수 7명 가운데 가장 많은 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1위로 결승에 진출한 것. 이 때 장외로 날아간 이대호의 타구가 근처에 주차된 승합차 유리창을 강타하는 바람에 잠시 소동이 일기도 했다. 다행히 차주인은 KBS 2TV ‘천하무적 야구단’ 출연진인 김창렬의 매니저였다. 식전 행사에 참가하러 광주를 찾았던 김창렬 일행은 즐거운 해프닝 정도로 받아들였고, 유사 상황을 대비해 미리 보험에 가입해 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수리비 전액을 부담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거포들의 자존심이 걸린 경쟁인 만큼 ‘배팅볼 투수’들의 중요성도 컸다. 롯데 박기혁은 절친한 친구인 한화 이범호와 이대호의 배팅볼 투수를 겸임하느라 “웬만한 투수보다 더 볼을 많이 던졌다”고 하소연했다. 이대호는 우승했지만 이범호는 예선 탈락(2개) 했으니 명암이 확연히 엇갈린 셈. 최희섭은 같은 팀 용병 로페즈의 사촌형이자 도미니카공화국 국가대표 유격수 출신인 루이스 로페즈를 직접 초빙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심사숙고해 고른 도우미가 영 미숙했다. 최희섭의 결승 레이스 도중 마운드로 걸어 나가기도 했던 웨스턴리그 김인식 감독(한화)은 “홈런을 치게 하려면 공이 빨라야 하는데 너무 살살 던지길래 답답해서 나갔다”고 귀띔했다.
광주|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