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부산IBK국제배구’우승“용병없어도33세장병철있거든!”

입력 2009-08-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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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오픈강타…32득점‘MVP’…여자부현대건설아쉬운준우승
“용병 없이 우승한 게 가장 의미 있죠.”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 부산 IBK 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숙적’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2(19-25 30-28 26-24 21-25 16-14)로 꺾은 뒤 이 같이 우승소감을 밝혔다. 사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V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외국인 선수에 너무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이에 이번 대회에서 외국인 선수 없이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선수들의 각오가 남달랐다.

○장병철의 힘

외국인 선수가 빠진 자리는 장병철(33)의 차지였다. 장병철은 이날 후위공격 10점을 포함해 모두 32점을 올리며 프로 이후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특히 5세트 14-14 듀스에 돌입해 석진욱(33)의 시간차 공격으로 15-14로 앞서 단 1점을 남겨둔 상황에서 천금같은 오픈 공격을 상대 코트에 내리 꽂아 2시간 16분의 대접전에 종지부를 찍었다. 장병철은 “대회에 풀타임을 뛰면서 코트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선수들이 나를 믿어줘 부담없이 뛸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형두-유광우 복귀 반가워

삼성화재 앞에 늘 붙는 수식어가 ‘노장 군단’. 33세 입단 동기인 석진욱, 장병철, 최태웅이 지난 시즌까지도 주축을 이뤘다. 이들의 노련함은 큰 장점이지만 체력 열세는 어쩔 수 없는 부분. 그래서 오랜 기간 부상 후유증을 털고 일어선 레프트 이형두(29)와 세터 유광우(24)의 분전이 반갑다.

이형두는 2006년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은퇴 의사까지 밝혔지만 신 감독과 구단의 만류로 다시 코트에 섰고 결승전에서 장병철의 뒤를 이어 18점을 올렸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으며 최태웅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았던 유광우는 입단 직후 발목 수술을 받은 뒤 이번 대회를 통해 무려 2년 만에 코트에 복귀, 간간이 교체 투입돼 재간 넘치는 토스를 선보였다. 신 감독은 “이형두와 유광우가 이번 대회에서 자신감을 많이 찾아 앞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어 벌어진 여자부 결승에서는 현대건설이 중국 톈진 브리지스톤과 풀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2-3(25-20 25-21 24-26 21-25 15-11)으로 아쉽게 역전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한편, 이날 사직체육관에는 1만109명의 팬이 입장해 프로배구 출범 후 V리그, 컵 대회, 톱 매치 통틀어 5년 만에 처음으로 1만 관중을 돌파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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