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2009피스컵]화려한‘축구★’탄성…흥행참패탄식

입력 2009-08-0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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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컵안달루시아2009’결산…198개국에전경기중계관심뜨거워 
2년마다 한 번씩 세계 유수 클럽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피스컵 안달루시아 2009’가 3일(한국시간) 세비야 올림피코 에스타디오에서 열린 결승전을 끝으로 9일 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에선 애스턴 빌라(잉글랜드)가 0-0으로 비긴 뒤 유벤투스(이탈리아)를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꺾고 정상에 등극, 우승 상금 200만 유로(35억원)를 획득했고 애쉴리 영(애스턴 빌라)은 기자단이 선정한 대회 MVP가 됐다.

○화려한 면면, 내용은 ‘글쎄’

면면은 화려했으나 출전 팀들에겐 프리시즌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등 상금 뿐 아니라 엄청난 영예가 주어지는 대회가 아닌 탓에 풀 전력으로 나서 주력들의 부상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었다.

‘우승 1순위’로 꼽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만 해도 대회 개막 당시, 갓 풀-트레이닝에 돌입한 시점이라 정상 전력 구축이 어려웠다. 물론, 호날두의 데뷔 무대였다는 사실과 새로이 출범한 ‘갈라티코 2기’를 미리 살필 수 있었다는 점에선 고무적이었지만 막상 그들의 경기력은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페예그리니 레알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할 뿐, 결과에는 썩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반면, 준 우승팀 유벤투스는 시즌 임박(23일)에 맞게 안정된 전력과 철저한 사전 준비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열혈 서포터스를 등에 업은 우승팀 애스턴 빌라, 홈 팀 세비야FC와 비긴 K리그 성남의 선전 등도 눈에 띄었다.

○흥행 실패, 대회 취지는?

부족한 인력과 경험 부족으로 인해 갈팡질팡했던 대회 운영은 차치하고도 적은 관중 수는 짚지 않을 수 없다. 곽정환 조직위원장은 “대회 성공 여부를 흥행과 결부시키지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했으나 1500만 유로(266억원)란 막대한 예산을 들인 만큼 국제 대회는 일정수준 수지 타산을 맞추는 게 정석이다.

레알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경우, 티켓 가격이 15유로(2만원)에서 80유로(15만원)까지 다양하면서도 4-5만 팬들이 찾아 나름 체면치레를 했으나 대부분 경기장은 관중이 400-1000명에 불과했다. 골 닷컴 이탈리아의 세르조 기자는 “티켓이 대략 50유로였는데, 이는 AC밀란의 빅 매치 티켓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라며 비싼 입장권 가격을 지적했고, 현지 스포츠지 아스(aS)의 한 기자는 “흥행 요소는 충분했는데 7-8월 스페인이 바캉스 시즌이란 점을 주최측이 간과한 것 같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란 대회 취지에 대해서도 대다수 외신들은 “왜 이 대회가 스페인에서 치러지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부족한 브랜드 인식을 꼬집었다. 하지만 전 세계 313개 매체 844명의 취재진이 찾아 열띤 경쟁을 벌였고, 14개 방송사를 통해 198개국에 전 경기가 위성 중계되는 등 미디어의 뜨거운 관심은 고무적이었다.

세비야(스페인)|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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