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이동국,왜득점력하락하고있나?

입력 2009-08-24 16: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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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스포츠동아DB

쉼표 없이 가동됐던 득점 행진이 이제는 내리막길을 걷는 모양새다. 시즌 초반 골 폭풍을 몰아치며 태극마크까지 달았지만 날카로움은 점점 무더위 속에 무뎌지고 있는 듯 하다. 벌써 리그에서 세 경기 연속 골 침묵이다. ‘사자왕’ 이동국(31.전북) 얘기다.

이동국은 지난 주말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9 K-리그 20라운드 홈경기에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끝내 친정팀 포항 스틸러스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지난 7월18일 대구와의 16라운드에서 2골을 터뜨린 이후 3경기 연속 득점에 실패했다.

○ 페널티킥 실축 이후 추락세

지난달 26일 울산과의 리그 17라운드. 당시 FA컵과 리그를 포함해 다섯 경기 연속 득점포를 쏘아 올리던 이동국은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전반 43분 루이스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 자신의 6경기 연속골 뿐만 아니라 팀 승리도 놓친 순간이었다.

자신감이 떨어지자, 성남전(8월1일)에서는 몸놀림이 무거워졌다. 또 최전방에서 자주 수비에 고립되는 경향을 보였다. 자연스레 슈팅기회도 적어졌다.

○ 20일간의 공백…떨어진 득점감각

K-리그는 지난 8일 조모컵 한일 올스타전과 12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으로 인해 2주간의 달콤한 휴식기를 가졌다. 그러나 이동국의 득점감각은 이 때 뚝 떨어지고 말았다.

이동국은 전반기 휴식기간 동안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고 소속팀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어야 했지만, K-리그 올스타와 국가대표팀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체력만 낭비한 꼴이 됐다.

그나마 중국 산둥 루넝과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골 감각을 부활시키는 듯 했지만, 정작 중요한 일전이었던 포항전에서는 침묵하며 팀이 3위로 내려앉는 것을 그저 바라봐야만 했다.

○ 대표팀 승선에 대한 부담감

사실 득점력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 중 대표팀 승선 과정에서 얻은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운동선수는 육체적인 능력이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면도 간과할 수 없다.

이동국이 많은 득점을 올렸을 당시 대표팀 재발탁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자신에게 쏠린 이목이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파라과이전에서 기대이하의 플레이를 펼치는 원인이 됐고 이후 그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 것도 문제가 됐다. 이래저래 이동국은 대표팀 승선에 대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셈이다.

동아닷컴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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