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프리토킹]선장바꾼첼시호,순풍에돛달다

입력 2009-08-2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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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상 첫 4연패를 노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과연 맨유가 프리미어리그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지, 아니면 누군가 맨유를 잠재울지는 올 시즌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빠진 맨유라 2009-2010시즌이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첼시와 리버풀의 각오가 대단하다.

○새 감독 영입, 최상의 스쿼드 첼시

첼시는 눈에 띄는 스타 영입은 없었지만 대부분 주요 선수들과 재계약을 무사히 마치면서 전력의 변화는 크게 없는 상태.

가장 큰 변화는 이탈리아 AC밀란 명장이었던 카를로스 안첼로티 감독의 영입이다. 안첼로티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AC밀란이 1989-199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스 우승컵을 들어올릴 당시 ‘밀란 제너레이션’을 이루던 주축 멤버였다. 현역 은퇴 후, 2001년 밀란의 감독으로 부임해 2차례 챔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지도자로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밀란 팬들은 안첼로티에 대해 ‘밀란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이었다고 평가하며 “지금은 떠나지만 꼭 돌아오리라 믿는다”고 진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첼시의 수석코치 레이 윌킨스는 최근 스카이스포츠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첼시의 스쿼드는 어느 클럽과 비교해도 충분히 강하다. 안첼로티는 AC밀란에서 훌륭한 선수들을 많이 다뤄봤기 때문에 우리 팀에서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며 안첼로티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특히 안첼로티는 런던으로 떠나기 전, 암스테르담의 한 어학원에서 하루 9시간 동안 영어를 공부해 온 만큼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등 팀을 운영하는데 별 문제는 없다는 게 윌킨스의 설명이다.

사실, 윌킨스와 안첼로티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윌킨스가 AC밀란의 선수였던 시절, 안첼로티는 AS로마의 선수로 활약하고 있었고 윌킨스는 그가 훌륭한 미드필더였다고 회상했다.

“안첼로티는 볼을 다루는 능력이 탁월했고 영리했으며 전술적인 감각도 뛰어난 선수였다”는 극찬과 함께 “나는 언제나 그와 팀에 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리는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안첼로티와 함께 일하게 된 것에 대한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맨유와의 경쟁에 대해 그는 “매우 흥미로운 시즌이 될 것 같다. 호날두가 빠진 맨유가 전력 손실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그들은 강하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 외에 토트넘과 애스턴 빌라, 맨체스터 시티를 조심해야 할 상대로 꼽으면서 “하지만 우리가 챔피언 타이틀을 다시 가져오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이번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첼시는 3라운드가 끝난 현재까지 헐시티(2-1 승)와 선덜랜드(3-1 승), 풀럼(2-0)을 차례로 격파하며 그들의 자신감이 과장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 나가고 있다.

○리버풀, 초반 부진 돌파구는

18회의 리그 우승, 7번의 리그 컵 우승, 7번의 FA컵 우승, 그리고 잉글랜드 내에서 가장 많은 5번의 챔스리그 우승이란 화려한 성적표를 자랑하는 리버풀은 애석하게도 프리미어리그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게다가 이번에 사비 알론소(27)와 새미 히피아(33) 등을 떠나보내며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라인에 전력 손실을 막지 못했고, 개막전에서 토트넘에게 1-2로 패했으며, 2라운드 스토크 시티를 4-0으로 대파했으나 애스턴 빌라와 3라운드 홈경기에서 또 다시 1-3으로 져 충격에 빠진 상태이다. 선수 또는 지도자로 리버풀과 인연이 있었던 세 명의 스타들은 최근 스카이스포츠 매거진과 인터뷰를 갖고 ‘리버풀이 EPL 우승을 위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한 바 있다.

리버풀에서 현역을 보내며 7차례 리그 우승을 거머쥔 필 톰슨은 “맨유의 홈경기 승률은 95%%이다. 아무리 내용이 좋지 못해도 홈에선 절대 강자였다. 플레이가 안 되면 정신력 발휘로 꼭 승점 3을 따야 한다. 그게 바로 리버풀이 이번 시즌에 해야 할 일”이라며 홈경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리버풀이 안방에서 애스턴 빌라에 무너졌으니 베니테스 감독으로선 답답할 수밖에. 리버풀에서 5차례 우승을 가져온 이안 러쉬는 올 시즌 리버풀에게 생길 수 있는 악재는 토레스의 부상 재발이라며 공고한 스쿼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시즌 우리 멤버들은 최고였다. 하지만 토레스가 없는 스쿼드는 위협적이지 못했다”며 부상만 아니면 리버풀도 최상의 스쿼드를 구성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로이 에반스 감독 시절, 스태프였던 제이슨 맥티어 역시 “지난 세 시즌 동안 리버풀은 진전을 거듭해 왔다”고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3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세 팀의 성적만 본다면 단연 3연승의 첼시가 돋보인다. 약 팀을 상대로 초반에 휘청거리다 위건과의 원정경기서 5-0 대승을 거둔 맨유도 이제 슬슬 발동이 걸리고 있다. 리버풀은 1승2패로 10위권까지 내려앉았으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맨체스터 | 전지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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