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EPL 적응기] “쉬는날? 영어숙제로바빠요”

입력 2009-09-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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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스포츠동아 DB

이청용. 스포츠동아 DB

박지성조원희만나며외로움달래큰집에각종집기채우는게소일거리
23일(한국시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09-2010 칼링컵 3라운드에서 프리미어리그 진출 후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이청용(21·볼턴 원더러스). “모든 게 새롭고 재미있다”는 말에서 느껴지듯 그라운드 뿐 아니라 외부 환경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새로운 무대에 발을 들인 만큼 당연히 먼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선배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박지성(맨유)과 종종 전화통화를 하며 영국생활에 대한 조언을 듣고 있고, 최근에는 인근 지역에 사는 조원희(위건)의 초대를 받고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외로움을 달랬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쁜 것은 부모님이 24일 도착했다는 점. “부모님과 함께 사는 만큼 더 쉽게 안정을 찾을 것 같다.”

사실 이청용에게는 새로운 소일거리가 생겼다. 15일 입주한 집에 각종 집기를 채워 넣는 일이 바로 그것. “집이 너무 커 이것저것 살 게 많다. 가구와 물품을 사는 데만 무려 3000 파운드(약 600만 원)나 들였는데 하도 넓다보니 여전히 빈 집 같다.”

이 때문에 아직 동료들을 집으로 초대하지 못했다. 매주 금요일 클럽으로부터 주급 형태로 봉급을 받는데 거래내역을 인터넷 등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한국식 계좌가 아닌 탓에 은행에서 지로를 받은 뒤에야 비로소 ‘돈 들어왔다’고 생각할 수 있단다.

볼턴에서 이청용은 이미 유명인사다. 경기장에서 “리(Lee)”를 외치며 사인지를 내미는 팬들을 쉽게 찾을 수 있음은 물론이고, 처음에 낯선 동양인 취급을 하던 랭귀지 스쿨 같은 반 학생들도 ‘축구선수’ 이청용을 새삼 우러러 본다고.



그러나 아직 주변 여행이나 관광은 생각하지도 못한다. 주 3회 다니는 어학원 과제가 너무 많아 쉬는 날에도 쇼핑 외에는 짬을 낼 수 없다는 설명. 이청용은 “요즘 컨디션도, 느낌도 너무 좋다. 무리한 욕심은 내지 않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26일 버밍엄 원정경기에서 2번째 공격 포인트를 노린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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