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한방,검은폭풍잠재우다

입력 2009-10-1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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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상암 월드컵구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대 세네갈의 경기에서 기성용이 전반 첫골을 넣고 있다. [뉴시스]

이청용과‘찰떡호흡’…왼발슛적중,오범석 추가골…세네갈에 2-0완승
그의 슈팅은 남달랐다. 정확도도 힘도 차별화됐다. 그 한방은 천금과도 같았다.

기성용(20·서울)이 대포알 슛으로 아프리카의 복병 세네갈을 무너뜨렸다.

기성용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42분 강력한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6월6일 월드컵 최종예선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과의 경기 이후 5경기 만에 기록한 A매치 4호 골.

전반 32분 결정적인 찬스에서 왼발 슛이 빗맞아 득점 기회를 놓쳤던 기성용은 10분 뒤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상대방의 세트플레이 공격상황에서 걷어낸 볼을 역습으로 전개한 이청용은 세네갈 오른쪽 측면을 완벽하게 허문 뒤 기성용을 향해 크로스했다.

기성용은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볼을 정확하게 잡아 놓은 뒤 세네갈의 오른쪽 골네트를 향해 강력한 왼발 슛을 적중시켰다. 둘도 없는 동갑내기 듀오 ‘쌍용’의 멋진 합작품으로 한국은 1-0으로 앞서 나갔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기성용은 전반 45분간 뛰며 정확한 패스와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선보였다.

전반 7분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에게 정확한 롱 패스를 연결했다. 이 볼은 박주영의 머리를 거쳐 이청용의 슈팅까지 이어졌다. 이어 전반 16분에는 비슷한 스타일의 롱패스를 박지성이 위치한 왼쪽 측면으로 시도해 득점찬스로 연결됐다.

두 번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기성용의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 능력이 빛난 장면이었다.

이날 한국은 기성용의 선제골과 오범석의 추가골을 묶어 2-0으로 승리했다. 이청용은 2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무패 행진을 26경기(14승12무)로 늘린 허정무호는 빠른 역습과 탄탄한 수비로 세네갈전에서 완승을 거두며 본선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아프리카 팀에 대비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기성용은 경기 후 밝은 표정으로 “(이)청용이와는 워낙 서로 호흡을 오래 맞춰 와서 눈빛만 봐도 원하는 걸 알 수 있다. 경기 전 (어시스트) ‘하나만 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정말로 도움을 줬다”며 ‘단짝’ 이청용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이어 “기술적으로는 향상된 부분도 있지만 체력과 일대일 능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면서도 “오늘 골로 앞으로 왼발 슛을 좀 더 자주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3년 만에 A매치에 복귀한 차두리는 강력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78분을 소화하며 세네갈의 공격을 봉쇄해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상암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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