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헤드킥]포항‘나통역’이‘나코치’된사연은?

입력 2009-10-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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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준) 감독이 제대로 데뷔하겠는데….”

포항 관계자들의 농담 섞인 한 마디. 이유는 뭘까. 파리아스 감독의 심리와 감정은 물론 표정까지 담아내는 완벽한 (브라질어) 통역으로 선수단 내에서 ‘나 감독’으로 불리는 나영준(31) 통역이 이번 주말 K리그 광주전에서 ‘일일 코치(?)’로 나서기 때문이다. 취재진 사이에서도 나영준 통역의 별명은 ‘나 감독’이다.

21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2009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움 살랄(카타르)을 2-0으로 꺾은 포항은 기쁨도 잠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24일 광주전과 28일 챔스리그 원정 2차전(카타르)을 한꺼번에 준비해야 한다. 숨 돌릴 틈 없는 빡빡한 스케줄. 하지만 가용 인원은 한정돼 고민이 크다. 그래서 파리아스는 한 가지 묘안을 내놓았다. 주력들이 대거 전역한 광주의 전력을 감안, 주전 14명을 먼저 카타르로 보낸 뒤 2진급으로 경기를 소화하는 것.

박창현 수석코치가 선발대와 함께 떠나기 때문에 광주전 벤치는 파리아스와 나영준 통역만이 지킨다. 광주전은 오후 3시 킥오프하고 박 코치를 비롯한 선발대는 오후 1시50분 출국한다. 포항 프런트가 나영준 통역의 역할을 언급하며 웃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 통역도 “우리를 지켜주는 ‘매직’이 있어 괜찮다”고 선전을 자신했다. 광주전에 나설 유창현, 김기동 등 나머지 1군 4∼5명은 파리아스와 함께 25일 밤 출국 길에 오른다.

포항 관계자는 “K리그 순위 싸움을 위해선 광주전이 매우 중요하지만 아시아 최강은 결코 놓칠 수 없는 명예”라며 “김명중, 고슬기 등 올 시즌 전반기 ‘광주 돌풍’을 이끈 두 주역이 가세한 만큼 (나)영준 씨가 ‘총감독’ 노릇을 톡톡히 해줬으면 한다”고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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