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말한다]연재를마치며…

입력 2009-10-24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레전드16명과떠난시간 여행당신의가을‘추억이주렁주렁’
스포츠동아는 포스트시즌 동안 ‘전설이 말한다’ 코너를 연재했다. 가을의 전설을 만든 주인공 16인을 만나 팬들과 함께 오랜 만에 추억여행을 떠났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삼성 김응룡 사장은 2002년 KS 6차전을 잊을 수 없는 경기로 꼽았다. LG에 6-9로 뒤져 패색이 짙은 9회말 이승엽의 극적인 동점 3점홈런 후 마해영의 시리즈 끝내기 홈런의 순간은 명승부 중의 명승부, 명장면 중의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강병철 전 롯데 감독은 1984년 KS 7차전에서 최동원의 4승과 유두열의 역전 3점포의 순간과 뒷얘기를 전해줬다. 전 태평양 포수 김동기는 인천야구가 사상 처음 가을잔치에 참가해 첫승을 거둔 1989년 준PO 1차전 연장 14회 혈투를 기억해냈다.

이광환 전 LG 감독은 1993년 PO 최종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던 김선진이 이듬해 KS 1차전 끝내기 홈런을 날린 영웅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얘기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고 말했고, 김인식 전 두산 감독은 2001년 KS 4차전에서 2회 8점을 주고, 3회 12점을 뽑는 믿어지지 않는 난타전을 기억하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수석코치로 처음 지도자로 나선 2004년 KS 9차전 빗속혈투 패배를, 한화의 전설 송진우는 1991년 8회 2사까지 진행되던 퍼펙트게임을 놓친 KS 3차전을 아쉬워했다. 김성한 전 KIA 감독은 1987년 OB와의 PO에서 9회말 2사 후 필사의 질주를, 박정태 롯데 코치는 1999년 호세의 방망이 투척과 역전승을 거둔 삼성과의 PO 7차전을 “죽어도 잊지 못할 경기”라고 말했다. 삼성 배영수는 비공인 10이닝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2004년 KS 4차전, 이순철 전 LG 감독은 해태 선수 시절인 1996년 KS 4차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당한 뒤 역전의 실마리를 푼 5차전을 회상했다.

해태의 4번타자 김봉연 극동대 교수는 교통사고를 딛고 혼자 5타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끈 1983년 KS 3차전, 이희수 전 한화 감독은 1999년 KS 1차전에서 대타 최익성을 투입해 역전승을 이끌어낸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1993년 KS 3차전에서 혼신의 181구로 15회 무승부를 이끈 박충식, 사상 첫 KS 2차례 MVP에 오른 김용수, 역대 최초의 KS 우승 감독 김영덕…. 그들은 신기하게도 그날의 일들을 어제 일처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한다. 빛바랜 앨범에서 꺼내보는 흑백사진처럼,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우리도 모르게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돈다.

한여름의 붉은 태양이 타다 남은 흔적이 가을단풍이라고 했던가. 가을의 전설은 단풍보다 더 붉은 색채로 우리들 기억에 저장된다. 어쩌면 이 가을이 누군가에겐 생애 최고의 순간, 가장 강렬한 전설로 기억될지도 모를 일이다. 죽어도 잊지 못할 당신 생애 최고의 가을은 언제였나요?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