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전65기…미셸위 프로 생애 첫 승

입력 2009-11-16 16: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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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 [스포츠동아 DB]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13언더파 우승 키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그토록 바라던 슈퍼스타가 마침내 하늘 높이 날았다. ‘1000만 달러의 소녀’ 미셸 위(20·나이키골프)가 16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10만 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폴라 크리머(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2002년 12세의 나이로 최연소 LPGA 투어에 출전한 이후 무려 65개 대회 만에 맛보는 꿀맛 같은 우승이다.

미셸 위의 우승에 그 누구보다 기뻐한 건 LPGA다.

LPGA는 올 들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스폰서가 빠져나가면서 규모가 축소됐다. 지난해 34개에서 27개로 대폭 줄었다. 시청률 저하와 인기 하락으로 재미가 없어진 LPGA 투어에 스폰서들이 더 이상 돈을 쓸 이유가 사라졌다.

이 때문에 시즌 도중 커미셔너가 중도 사퇴하는 사태까지 맞았다.

시들해진 LPGA의 인기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스타가 필요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리 웹(호주), 박세리(32),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신지애(21·미래에셋) 등 199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지만 LPGA가 원한 스타가 아니다. 모두 비 미국인들이다.

미키 라이트, 낸시 로페스, 줄리 잉스터와 같은 미국을 대표하는 확실한 스타가 필요했다. 폴라 크리머와 모건 프레셀, 나탈리 걸비스 같은 스타가 있지만 2% 부족하다. LPGA가 차세대 스타로 주목한 인물이 미셸 위다.

2005년 그가 만 16세의 나이로 프로 전향을 선언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초청장을 내밀었다. 올해 정식으로 LPGA 회원이 되자 LPGA는 드러내놓고 미셸 위에 대한 애정공세를 펼쳤다. 미 PGA에 타이거 우즈가 있다면 LPGA에는 미셸 위가 그 역할을 해줄 기대주라고 믿었다.

매스컴은 향후 LPGA의 흥행을 이끌 보증수표라며 미셸 위를 치켜세웠다.

LPGA가 미셸 위에 열광한 이유는 그의 완벽한 스타성 때문이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지만 미국 국적을 가졌고, 젊고 화려한 외모, 유창한 말솜씨, 남자선수를 능가하는 폭발적인 장타력까지 LPGA가 원하던 조건을 모두 갖췄다. 특히 183cm의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장타력은 다른 여자선수들에게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새로운 매력이다.

미셸 위의 이름 앞에 ‘천재 골프소녀’, ‘1000만 달러의 소녀’, ‘여자 타이거 우즈’같은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런 미셸 위가 2009년 시즌 막판에 마침내 우승으로 신고식을 했다. LPGA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자칫 ‘비운의 천재’로 기억될 뻔했던 미셸 위가 마침내 ‘월드 스타’로 비상하면서 새 역사가 시작됐다. LPGA에 희망이 보인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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