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엽.스포츠동아DB
타격 순발력·수비 속도 UP 집중
17일 귀국하는 이승엽(33·요미우리)은 올 겨울 ‘스피드’를 화두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훈련 스케줄도 스피드를 향상시키는 쪽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이승엽은 14일 KIA와의 한일클럽챔피언십이 끝난 뒤 “한해 한해 가면서 나도 모르게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의식적으로 몸무게를 90kg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년 전쯤에는 체중 100kg 안팎을 유지했다. 당시의 화두는 ‘파워’였고, 겨우내 훈련도 파워보강에 매달렸다. 그러나 이제는 파워 충전보다는 스피드 향상을 목표로 삼겠다는 의지다.
스피드란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14일 그의 발언에서는 주루플레이로서의 스피드가 아니라 공격과 수비에서의 스피드를 말한다. 즉, 타격시 상대투수의 공에 대응하는 순발력이 필요하며, 수비에서도 반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그가 매년 겨울 귀국하면 항상 찾는 대구 세진헬스 오창훈 관장도 이승엽의 이같은 생각에 따라 훈련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 관장은 16일 “며칠 전 통화했다. 현재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 승엽이 말대로 스피드 훈련을 보강하겠다”면서 “무게가 많이 나가는 기구를 든다고 해서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파워는 지금으로도 충분하다. 인대 조직을 포함해 미세근육을 키우도록 하겠다. 쉽게 말하자면 근육 덩어리를 키우는 게 아니라 근육 강도를 키우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승엽의 올 시즌은 예년보다 길었다. 일본시리즈에 이어 한일클럽챔피언십까지 참가했기 때문이다. 11월 중순에서야 경기를 끝내 당분간은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 관장은 “귀국 후 정확한 몸상태를 살펴보고 대화를 한 뒤에 훈련 스케줄을 짜야겠지만 12월부터 훈련이 시작될 것 같다”면서 “이번에는 훈련이 늦어지는 만큼 웨이트트레이닝과 함께 곧바로 기술훈련도 병행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