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52번 달고 싶다 했더니 그냥 주더라고요”

입력 2009-1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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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 롯데에 입단한 김태균이 일본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17일 귀국했다. 예정보다 3일 빨리 귀국한 이유에 대해 그는 “볼 일 다 봤으니까 빨리 돌아왔다”며 ‘김태균식 어법’으로 대답했다. 스포츠동아 DB

“52번 달고 싶다고 했더니 그냥 주던데요.”

지바 롯데 김태균(27)이 일본에서의 일정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당초 20일 귀국할 계획이었으나 예정보다 3일 앞당겼다. 이에 대해 김태균은 “볼 일 다 봤으니까 그냥 들어왔다”며 웃었다.

그는 16일 일본에서 공식 입단식을 했으며 자신이 거주할 아파트도 둘러봤다. “30평대쯤 되는데 집이 좋더라”며 흡족해했다. 지바 롯데 측의 환대를 피부로 느끼며 비로소 일본 진출을 실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애착이 강한 등번호 52번을 확보해 뿌듯하다. “52번은 중학교(천안북중) 시절 그냥 아버지가 좋은 번호라고 해서 달기 시작했던 번호”라는 설명. 천안북일고 시절은 물론 2001년 한화에 입단해 신인왕에 오를 때도 이 번호를 달면서 일이 술술 풀렸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2년 이글스의 전설적인 타자 이정훈 코치(현 천안북일고 감독)의 등번호 10번으로 바꾸면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그래서 다시 52번을 찾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바 롯데에는 2000년 입단한 내야수 에이우치 히사오(28)가 52번을 달고 있었지만 ‘4번타자’로 영입한 김태균을 위해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그는 “52번 달고 싶다고 했더니 그냥 주더라. 과정이야 어땠는지 내가 알 수는 없고”라며 익살을 부렸다.

그는 16일 입단식이 끝난 뒤 세토야마 류조 대표를 비롯한 구단 고위층, 이구치 다다히토(35) 등과 저녁식사를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이구치 다다히토는 지바 롯데의 슈퍼스타. 1997년 다이에(소프트뱅크 전신)에서 데뷔한 뒤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첫해 13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8, 15홈런, 71타점을 올리며 화이트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고, 지난해까지 빅리그 4년간 통산타율 0.268, 44홈런, 205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바 롯데에 입단하며 일본프로야구로 복귀했다. 2루수로서 올 시즌 타율 0.281, 19홈런, 65타점을 올리며 팀의 공수의 핵으로 활약했다.

이구치는 김태균의 입단을 반기며 “매년 1월에 오키나와에서 자율훈련을 하고 있는데 함께 훈련하자”고 제안했고, 김태균은 그 자리에서 수락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날 통화에서 김태균은 “같이 훈련하자고 해서 얼떨결에 그러자고 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반드시 그 선수하고 훈련해야하는 법은 없는 것 같은데”라며 웃었다.

그는 향후 스케줄에 대해 “어쨌든 내년 1월에 일본에 들어가 예년보다 일찍 타격훈련을 시작하겠다. 그러기 위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몸부터 만들겠다. 계약과 입단식 때문에 일본을 오가느라 힘들어 11월까지는 쉬고싶다”고 밝혔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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