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코트에 복귀한 KT&G 장소연(오른쪽에서 2번째)이 흥국생명 카리나의 스파이크를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복귀 후 첫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인천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KT&G 시즌 2연승에 감초역할 톡톡
“감독님이 가끔 그런 농담을 하세요. 신인이라고. 하하.” 올해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KT&G에 입단한 주부센터 장소연(35). 18일 인천시립도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2010 V-리그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한 그녀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장소연은 현대(현대건설 전신)시절 세계정상급 이동속공과 블로킹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국가대표 센터다. 그러나 ‘2004 아테네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5년이 흐른 뒤 그녀는 “프로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며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고 KT&G의 지명을 받아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프로선수로는 처음으로 코트를 밟았다.
장소연은 이날 18-15로 앞선 1세트에서 유미라와 교체 투입됐다. 들어가자마자 김혜진의 오픈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점수를 올렸다. 프로 데뷔 첫 득점. KT&G가 1세트를 따내는데 결정적인 득점이었다. 5세트에서는 특기인 이동공격을 성공하며 공격포인트도 올렸다. 또한 왼손가락 염좌로 빠진 김세영을 대신해 팀의 든든한 벽 역할을 했다. 특히 5세트에서 흥국생명 공격 중심 용병 카리나의 공격을 2번이나 막아내며(유효 블로킹) KT&G가 세트스코어 3-2로 시즌 2연승을 올리는데 감초 역할을 했다.
KT&G 박삼용 감독은 경기 후 “장소연을 원포인트로 활용할 예정이었지만 김세영이 부상을 당하면서 5세트에서는 교체하지 않았다”며 “어깨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실수 없이 본인 몫을 톡톡히 해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소연은 “프로무대는 처음이기 때문에 부담이 됐지만 코트에 들어가니 마음이 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입되자마자 블로킹 득점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그냥 블로킹이었는데 기분은 좋았다”며 쑥스러워했다.
장소연은 인터뷰 내내 담담했지만 사실 어깨가 좋지 않아 경기를 소화하기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그녀는 “재활과 보강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2∼3주면 몸 상태가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고 투지를 불살랐다. ‘참 친숙한 신인’이라는 농담에는 “감독님도 신인이라고 가끔 놀리더라. 신인왕 얘기도 듣는데 사실 욕심 없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을 뿐이다”라며 웃었다.
인천|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김종원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