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파주 NFC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테스트 및 연습경기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있는 허정무 감독.
역대 월드컵 명단을 살펴보면 20대 초반의 유망주가 꼭 있었다. 최근 10여 년만 봐도 1998프랑스대회 이동국을 시작으로 2002한일월드컵 차두리 최태욱, 2006독일월드컵 박주영 등 지금은 스타플레이어가 된 선수들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붙박이 주전은 아니지만 적재적소에 교체 투입돼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히든카드로 당당히 월드컵호에 탑승했다.
이 전통은 이번에도 이어질 전망.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26일과 27일, 파주 NFC에서 진행된 체력 테스트와 연습경기에 20대 초반의 유망주를 대거 불러들였다. 29일 25명의 해외전훈 최종명단이 발표될 예정인데, 허정무호의 신데렐라는 여기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 장신 공격수 김신욱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김신욱(21·울산 현대)이다. 김신욱은 27일 연습경기 에서 전·후반 풀타임을 뛰며 홀로 2골을 터뜨렸다. 후반 37분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문 우측을 가른 뒤 7분 뒤 오른쪽 코너킥을 문전 앞에서 헤딩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허감독이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득점력만이 아니다. 196cm의 장신에 발재간이 좋고 무엇보다 최전방에서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상대 수비수를 헤집는 플레이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허감독은 “선수들은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라. 특히 공격수는 어떻게 하면 상대 수비수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이와도 일맥상통한다.
김신욱은 학창시절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두루 거쳤다. 울산 입단 후 공격진이 줄 부상을 당하자 김호곤 감독이 대타 공격수로 기용했는데 지난 시즌 7골 1도움을 기록하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대표팀 훈련까지 함께 하는 영광을 안았다.
김신욱은 “키가 큰 내 장점을 십분 살리겠다. 스크린 플레이나 몸싸움 등의 궂은일은 수비수 시절 많이 해와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 측면 날개 이승렬, 김보경
김보경(홍익대)과 이승렬(FC서울·이상 20)도 촉망받는 기대주다. 둘은 9월 이집트 U-20 월드컵 8강의 주역. 연습경기에서 이승렬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뒤 후반 들어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겼고, 대신 김보경이 측면에서 뛰었다.
대표팀 측면과 최전방은 붙박이 박지성, 이청용, 박주영이 있어 어느 포지션보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둘은 히든카드로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특히 김보경은 축구센스를 중시하는 허감독의 눈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