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김광현 ‘지각 출격’ 왜?

입력 2011-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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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김광현의 2011시즌 첫 출격은 5일 잠실 LG전이다. 김광현의 프로 데뷔 100번째 등판경기다. 김광현의 LG전 통산성적은 5승4패,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 그러나 SK 김성근 감독은 LG의 좌타선을 공략하기 위해 김광현을 최상의 카드로 지목하고 선발호출 신호를 보냈다. 스포츠동아DB.

김성근 상식파괴 용병술
1 1선발을 개막전 아닌 오늘 LG전 투입
2 상대 3선발과 맞짱 ‘에이스 기살리기’
3 좌타 킬러…방어율도 갈수록 안정세
4 김광현·SK ‘4월 대질주’ 이유 있네
SK의 ‘미소 에이스’ 김광현(23·사진)에게는 징크스가 하나 있다. 짝수 달만 돌아오면 유독 강해진다는 법칙이다. 특히 4월은 압도적이다. 2007년 데뷔 이후 과거 4년간 4월 방어율은 2.19다. 특히 2010년 4월만 떼어내면 0.29까지 낮아진다. 4월 통산 성적은 12승 1패에 달한다.

굳이 따지자면 슬로스타터에 가까운 김광현의 4월이 이토록 찬란한 것은 구위 자체가 뛰어나서가 으뜸이겠지만 SK 김성근 감독의 운용의 묘가 측면에서 작용한다.

프로 5년차, 김광현은 여태껏 단 한번도 개막 선발로 나서지 않았다. 가장 유력했던 올시즌에도 개막전은 용병 글로버의 몫이었다. 김광현의 시범경기 방어율이 무려 10.61로 치솟아서가 아니었다. 데이터와 관계없이 SK 내부적으로 김광현의 초반 컨디션은 역대 최고라는 것이 중평이다.

에이스를 3번째 투수로 쓰는 데서 SK의 독특함이 발견된다. 그리고 이 상식파괴가 SK의 4월 질주를 이해하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김광현을 2일 개막전 넥센전에 투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넥센 타자들과 타이밍이 맞는다”고 했다. 시범경기 최종전 등판에서 난타를 당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광현을 LG전으로 늦추면 3가지 이점이 발생한다. 첫째, SK의 제1선발이 LG의 제3선발과 대결하는 만큼 승산이 올라간다. 유독 분위기에 민감한 김광현의 기세를 살려줄 수 있다. 둘째, LG의 핵심인 좌타선을 겨냥하는데 김광현 이상 가는 카드가 없다. 실제 LG 3연전에서 SK 좌완 불펜의 풀가동이 예상된다. 셋째, 김광현의 LG전 데이터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지표다.

원래 김광현은 LG전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이상하게 LG만 만나면 게임이 안 풀리는 경향이 있었다. 통산 성적을 봐도 12경기(10선발)에 등판해 5승4패로 반타작 수준이다. 7개 상대팀 중 LG 상대로 가장 적은 이닝(59.1이닝)을 던졌다. KIA(122.2이닝)처럼 기를 쓰고 등판을 맞춘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방어율은 해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4년 통산은 2.58이지만 지난해만 떼어 놓고 보자면 2.55다. 최근 2년간 방어율은 2.23까지 낮아진다. LG전에 내성이 생겼다는 반증이다.

게다가 2011년 김광현의 시즌 첫 등판인 5일 잠실 LG전은 통산 100번째 등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벤트’가 걸리면 더 잘 던지는 것도 김광현의 스타성이다. 김광현의 피칭 자체만으로도 5일 프로야구의 중심은 잠실이다.

김영준 기자 (트위터 @matsri2) mats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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