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투수학 개론] 파워피칭, 천하장사가 유리하다고?

입력 2011-09-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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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는 힘만으로 좋은 공을 던질 수 없다. 작은 힘이라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완벽한 투구 밸런스를 갖춰야만 최고투수가 될 수 있다. KIA 윤석민과 SK 송은범은 국내에서 투구 밸런스가 아주 좋은 투수로 평가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4. 밸런스의 중요성

스피드·제구력은 힘보다 밸런스에서 나와
머리·척추·배꼽·몸 무게중심 일직선 중요
스트라이드, 최대한 빠르고 멀리 내디뎌야


투수가 본인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스피드나 제구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말 좋은(완벽한) 신체의 밸런스가 필요하다. 투구가 힘으로만 하는 것이라면 헤라클레스가 최고의 투수가 되겠지만, 실제로 투수는 그런 큰 근육과 큰 힘을 갖고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 결국 작은 힘이지만 이 작은 힘으로 가장 큰 힘을 낼 수 있는 균형, 즉 밸런스(balance)가 중요하다. 이번에는 새로운 그림으로 중요한 투구 밸런스에 대해 한 번 더 강조해보기로 한다.


● 생체역학적 필수요소 #1-밸런스와 자세

밸런스와 자세는 관성을 극복하고, 관성 포인트를 끝내고, 앞으로 향하는 관성을 릴리스포인트까지 최대한 유지하는 동안 투수의 운동효율성을 좋게 만들어줄 몸의 포지션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 과정은 효과적인 선형·회전성 운동량의 역학 뿐만 아니라, 발구르기 동작에서 시작해 몸의 적절한 근육·관절 운동을 통해 릴리스포인트 때 공으로까지의 운동에너지의 전이도 용이하게 해준다. 실제로 투수의 척추는 그가 키킹한 다리에 의해 움직인뒤 축이 되고, 그 다음 엉덩이가 움직여서 어깨가 움직이고, 어깨로 인해 팔이 움직이고, 그리고 팔이 공을 던지기 위해 회전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전신이 홈플레이트의 타깃을 향해 움직일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밸런스라는 것은 머리, 척추, 배꼽을 딜리버리하는 초기에 발목과 안쪽 발바닥에 들어간 부분이 담는 그 사이의 수직 위치에 일렬로 정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때 무릎은 구부려져 있어야 하고, 무게는 양 다리 사이에 균형적으로(안쪽 근육 사용) 분포돼야 하며, 다리는 몸체의 넓이보다 적게 벌리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정렬은 투구동작의 중간점인 머리·척추·배꼽이 스트라이딩 길이의 약 50% 지점에 왔을 때까지 유지돼야하며, 투구동작의 마지막인 머리·등·배꼽이 착지하는 발의 볼(움푹 들어간 부분) 뒤에 있을 때도 이 배열이 직선상에 있도록 유지돼야 한다.


<그림 1-1>은 밸런스가 무너진 투구동작을 나타낸다. 반면에 <그림 1-2>는 밸런스가 잡힌 투구동작이다.

투수에게는 자세란 머리와 등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줄 등과 엉덩이의 각도와 무릎의 각도를 찾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몸은 홈플레이트를 일직선상으로 향해 있어야 하고, 투구과정에서 머리의 상하 움직임이 거의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림1-3><그림 1-4>는 모범적인 투수의 안정적인 투구법을 나타낸 모습이다.(좌투수 기준) 처음 시작에서부터 공을 놓은 후까지 얼마나 안정적인 머리 위치를 유지하는가에 주목하라. 이러한 안정적인 움직임은 맨눈으로는 보기 힘들다.

● 생체학적 필수요소 #2-스트라이드(내딛는 걸음폭)와 운동량

스트라이드와 운동량으로 몸은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흡수하고, 컨트롤 할 수 있고, 에너지를 최대한 공까지 전달할 수 있다. 투수가 선형 운동량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관성을 극복해야만 하는데, 바로 아래 사항들을 동시에 따르고, 밸런스와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음으로써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

▲엉덩이로 리드함으로써 전신의 중요한 부분들을 홈플레이트로 향해 움직인다(어깨선이 한쪽으로 너무 기울면 좋지 않다).

▲2루쪽을 향해 앞쪽 다리를 최대한 멀리, 높이 들어올린다.

▲발구르기 동작을 할 때 최대한 멀리 내딛고, 그리고 빠르게 내딛는 게 좋다(몸이 떠는 듯한 동작 flying은 좋지 않다).

앞쪽 발이 지면에 닿을 때는 머리와 척추, 그리고 배꼽이 일직선으로 몸의 무게 중심점의 약간 뒤쪽에 정렬돼 있다. 그리고 그때 머리·척추·배꼽이 투수의 스트라이드 길이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으며, 앞으로 계속해서 움직일 수 있는 충분한 상체 운동량을 갖고 있는 상태다. 스트라이드와 운동량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밸런스와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투수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높이로 다리를 들어올리고, 최대한의 속도로 몸을 앞으로 움직여야한다(상체가 지면과 수직이 돼야한다).

또한 이 요소는 투수의 머리·척추·배꼽과 몸의 무게 중심이 일직선으로 정렬이 되게끔 만들어주고, 이들이 스트라이드 선(두 발 사이의 직선) 위에서 이동하게끔 해준다. 적절한 다리의 높이는 투구시 스트라이드 길이와 속도를 극대화하며, 발구르기 때 발로 이동하는 선형적 무게 이동으로 인한 에너지를 최적화 해준다.

이런 시나리오가 타이밍, 투구의 순서, 그리고 선형 운동 에너지와 엉덩이·어깨·팔의 회전 운동량의 이동을 최적화할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적절한 다리의 올림과 그 후 스트라이드, 그리고 적절히 정렬된 머리, 척추, 배꼽, 무게중심들이 바로 내딛는 다리를 향해 직선으로 움직일 것이다(뒤, 위, 아래, 양옆으로 움직이지 않고).

발이 다리를 움직이고, 다리가 엉덩이를, 엉덩이가 어깨를 움직이기 위해 회전하고, 어깨가 팔을 위해 회전하고, 던지는 팔이 공을 움직이기 위해 공중에서 낚아채듯 움직인다. 그동안 몸통과 주요 부위가 전체 운동량과 굽혀진 안쪽 무릎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계속적으로 앞쪽 발을 향해서 뻗어나갈 것이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각자의 투수가 투구를 할 때 만들어내는 방향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어떤 투수는 스트라이드 방향이 안쪽 대각선 방향이고, 또 다른 투수는 직각 방향, 또 다른 투수는 바깥쪽 대각선 방향이다. 물론 이들 모두 소위 ‘스트라이드-운동량 선’을 만들어낸다.


<그림 2-1>
엉덩이가 자연스럽게 돌도록 하는 것은 뒤쪽 다리가 머리·척추·배꼽, 무게중심, 그리고 앞발의 안쪽 튀어나온 부분과 일직선이 되도록 해준다.

<그림 2-2>
어깨를 늦게 돌도록 하는 것과 굽혀진 무릎 위로 타깃을 향해 수직·직각으로 어깨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던지는 팔의 상부는 외부 회전 방향을 향해 뒤로 젖혀지고, 글러브는 착지하는 발 위로 고정 및 회전을 한다.
그림들은 독자들이 처음 위에서 내려다보는 투구폼의 움직임이다. 앞쪽에서 또는 뒤쪽에서 투수의 회전운동이나 직선운동을 관찰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중심점을 어디에 두고(축의 운동) 어떻게 허리나 어깨가 동시에 돌아가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완벽한 균형잡힌 투구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부연 설명이 가끔은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겠지만, 이 그림을 보면서 그동안의 설명들, 즉 회전축의 중요성, 발의 위치, 무릎·허리·어깨의 연결동작 등 자세를 기억해 놓으면 좋은 투수의 밸런스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고, 현장에서 야구를 즐기는 분들은 좀 더 향상된 기술을 습득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전 롯데 감독·고려대 체육교육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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