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용이 최강희 감독 부임 이후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해외파의 심정을 토로했다. 스포츠동아 DB
최강희감독 국내파 중용에 소외감
“최종예선에서는 해외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21·셀틱)은 2월29일 쿠웨이트 전이 끝난 뒤 이 같이 말했다. 두루뭉술하게 넘겨도 될 걸 ‘해외파’라고 콕 집었다. 인터뷰 경험이 풍부한 그가 자칫 민감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사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이유는 뭘까.
○유럽파의 소외감
수면 위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최근 다수 해외파(유럽파)가 적지 않게 소외감을 느꼈다는 전언이다. 최강희 감독은 부임 후 여러 차례 경기를 못 뛰는 유럽파 걱정을 드러냈다. “유럽파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도 말했다. 대표팀 주축이 돼야 할 선수들이 못 뛰는 상황이 골치 아프다는 뜻. 소속 팀에서 경기를 못 뛰면 대표팀에 와서도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드니 최 감독이 우려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발언이 계속 보도되자 일부 유럽파는 자신들이 한국축구의 골칫덩이가 된 것 같은 느낌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최 감독은 현재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특별한 인연이 없다. 유럽파들은 최 감독의 의중을 언론을 통해서만 파악했다. 전화나 면담 등 핫라인 없이 언론이라는 창구로 언로가 좁아지면서 오해가 생겼을 수 있다.
○국내파, 해외파 벽 허물자
최종예선은 더 험난하다. 약간의 오해, 불신이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 감독이 소집훈련에서 이례적으로 국내파, 해외파 용어를 쓰지 말라고 한 것처럼 이 벽을 허무는 게 앞으로 중요한 과제다.
다행히 이런 문제가 크게 장기화될 것 같지는 않다. 최 감독은 선수를 믿고 존중하는 편이다. 심리를 파악하고 다스리는 데도 능하다. 그는 오픈 마인드를 강조했다. “앞으로는 유럽, 국내, 일본에서 뛰는 모두를 후보에 올려놓고 고민하겠다. 대표팀 문은 활짝 열려 있다”고 했다. 유럽파도 좀 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대표팀 사령탑에 따라 색깔과 멤버가 바뀌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다. 쿠웨이트 전은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한 특수한 승부였다. K리그 베테랑 위주로 멤버를 꾸려야 했던 최 감독의 의중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유럽에서 뛰니까 응당 대표팀에 뽑혀야 한다는 식의 안이한 생각도 버려야 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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