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두 얼굴의 카리스마 김기태 “DTD는 없다”

입력 2012-05-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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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김기태 감독의 당근과 채찍


신세대 사령탑, ET 세리머니 등 파격
선수들 격의없는 소통…온화한 미소도

김태군엔 “독기 부족해” 무서운 채찍
“고참 류택현을 배워라”정신무장 강조


LG는 11일 잠실 삼성전까지 최근 3연패를 당했다. 김기태(43·사진) 감독이 부임한 뒤 3연패는 처음이다. 표면적으로는 처음 맞는 위기. 그러나 아직 13승13패로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에 앞서 최약체 후보로 꼽혔던 LG다. 9년 연속 가을잔치 탈락팀, 프리에이전트(FA) 3총사(조인성 송신영 이택근)의 이적과 박현준 김성현의 이탈로 전력약화가 불을 보듯 뻔했던 쌍둥이호였다는 점을 떠올리면 아직까지는 분명 선전하고 있다. 김 감독은 “6월과 7월이면 앞서는 팀과 뒤처지는 팀이 구분될 것”이라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온화한 미소 속에 숨은 채찍

김기태 감독은 8개 구단 사령탑 중 최연소다. 최고참 최동수와는 두 살차밖에 나지 않는다. 신세대(?) 감독답게 과거와는 다른 감독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선수와 허물없이 지내고, 농담을 주고받는다.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타자와, 승리시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대신 ET처럼 손가락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도 신선한 발상이다. 때로는 선수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웃고 떠들며 격의 없이 지내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자유분방하고 개성 넘치는 LG 선수들을 억압하기보다는 동질감을 공유하면서 팀워크를 살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마냥 온화한 미소만 짓는 게 아니다. 11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최근 김태군이 선발포수로 자주 나오는 것 같다”는 취재진의 말에 오히려 “아직 멀었다”며 쓴소리를 했다. 조인성이 FA 자격을 얻은 뒤 SK로 이적하면서 강력한 주전포수로 꼽혔지만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된 아픔을 맛본 김태군이었다. 체력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데 따른 문책성. 김 감독은 11일 이에 대해 “난 김태군을 캠프에 안 데리고 간 게 아니다. 다른 포수들이 많아서 빠졌을 뿐이다”며 웃었지만 “더 독해지고 오기가 있어야 한다”며 정신적 무장과 분발을 촉구했다. 당근과 채찍을 확실히 구분하고 있다.


○“류택현과 이대진을 봐라”

김기태 감독은 그러면서 “어린 선수들은 류택현과 이대진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택현은 불혹의 나이에 방출을 당했고, 자비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다시 마운드에 섰다. 이대진은 지난해 코치직까지 보장된 정든 친정팀 KIA를 떠나면서까지 LG로 이적해 공을 던진다. 야구를 할 만큼 한 선수들이지만 야구에 대한 절박한 마음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이들이다. 김 감독은 이어 “이병규나 이진영이 스윙 스피드가 안 떨어지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후배들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LG는 현재 분명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LG 선수들에게 야구에 대한 더욱 절실한 마음과 독기로 다시 무장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김 감독이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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